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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IB는 진화한다"

'금융산업 모델' 씨티그룹 해체 수순… 그러면 우리는?<br>생존 역량 다진후 발전된 종합금융서비스 준비를


한국 금융산업의 발전 모델이었던 씨티그룹의 ‘금융백화점(유니버설뱅크)’이 금융위기의 파고를 견디지 못하고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계기로 추구했던 한국의 투자은행(IB) 플랜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한국 금융산업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통법이 오는 2월4일 첫 항해를 하기에 앞서 씨티그룹 분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 역시 위기 이후 새롭게 펼쳐질 금융변화에 맞게 새로운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UBS는 1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씨티그룹이 국영은행은 아니지만 미 재무부가 전체 지분의 7.8%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씨티그룹은 정부로부터 관리하기 쉬운 작은 회사로 축소하라는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씨티그룹이 지난 1873년 설립된 증권 자회사인 스미스바니를 모건스탠리에 매각 추진하는 것은 씨티의 비대화를 수술하겠다는 재무부의 압력에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마켓워치는 “몇 년 전부터 씨티그룹 투자자들은 유니버설뱅크 모델을 해체하라고 요구했으나 이제는 미국 당국이 이런 압력을 넣고 있다”며 “씨티그룹의 IB 업무는 앞으로 엄청나게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그룹의 완전무장 해제는 시간 문제인 셈이다. 씨티그룹 해체는 한국 입장에서는 방향타의 상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통법 등을 통해 우리가 꿈꿔온 주요 모델 중 하나가 씨티그룹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자통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오히려 이번 기회를 활용해 한국형 차세대 금융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권혁세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IB 업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위기 과정에서 변화를 통해 새롭게 진화될 것”이라며 “위기 이후 등장할 새로운 금융모델은 과거의 IB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의 해체는 IB의 몰락이 아닌 새로운 금융괴물의 출현을 예고하는 수순이라는 얘기다. A금융지주회사의 한 고위임원도 “지금의 화두는 누가 살아 남느냐다. 생존 테스트 후에는 완전히 다른 형태, 즉 IB가 훨씬 더 진화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종합금융 서비스도 더욱 발전된 형태로 출현할 것”이라며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부터 이 같은 모습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도 지금과 같은 전환기를 활용해 경쟁력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전열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핵심 업무에 집중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수익기반 창출을 위해 지금부터 발전된 형태의 IB를 병행해가며 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우리가 금과옥조로 삼았던 IB의 몰락은 종말이 아닌 새로운 진화를 의미하며 이번 기회를 활용하지 못할 경우 한국은 여전히 ‘동네 금융기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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