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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12월 8일] <1570> 평화적 핵 이용


1953년 12월8일, 뉴욕. 유엔 총회에 특별 참석한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핵 무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인류가 핵 전쟁의 공포에 떨고 있지만 미국은 원자력에서 나오는 평화적인 힘이 미래의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Atoms for Peace)' 연설은 세계인들에게 희망을 심어줬다. 아이젠하워는 핵무기 확산을 방지할 국제기구 설립도 제안했다. 북한 핵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자주 등장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아이젠하워의 미국은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했을까. 그렇지 않다. 가공할 살상력을 지닌 수소폭탄을 실험하고 운송수단인 대륙 간 탄도탄과 잠수함 발사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한 시기가 바로 아이젠하워 시대다. 1958년에는 북극에 인접한 알래스카에 항구를 건설하기 위해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100배나 되는 위력을 지닌 핵폭탄을 사용하는 계획이 추진된 적도 있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이름 아래. 미국이 핵의 평화적 이용을 강조한 속사정은 따로 있다. 트루먼 정권이 추진했던 대규모 태양광ㆍ풍력 발전계획을 변경하는 데 명분이 필요했다. 경쟁국의 추격도 이 계획의 탄생 배경이다. 상당 기간 미국이 독점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소련과 영국이 독자적인 핵무기 제조와 실험에 성공한 상황. 영국이나 소련을 막고 미국 기술의 판로확보를 위해 세계적인 원자력 시장을 형성하는 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내세웠다. 1960년대에서 1970년대 초반까지 전세계에 공급된 원자로의 대부분이 미국제라는 사실은 평화적인 핵 이용의 최대 수혜자가 누구인가를 말해준다. 한국도 핵 기술로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 교육용 원자로 수출 성공이 작은 시작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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