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의 낮기온이 30도 이상을 웃돌며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24일 대구와 경북 지역의 낮기온은 35도를 넘기면서 올해 처음으로 폭염주의보가 발령되고 동해안 지방에서는 첫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는 등 전국이 가마솥더위에 빠져들어 건강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심혈관질환·열사병 위험 높아
수분 섭취등 특별히 신경써야
자외선 차단크림·양산 챙기고
땀 많이났을땐 제철과일 좋아 ◇노약자ㆍ고혈압ㆍ당뇨환자 수분섭취 신경써야= 한낮 기온이 우리 몸의 체온과 비슷한 35도를 넘나드는 등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에는 노약자와 고혈압ㆍ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질환자들은 건강관리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오전10시부터 오후2~3시까지 일사량이 가장 강한 시간대에는 외출을 가급적 삼가 는 것이 좋다. 운동도 새벽이나 저녁 시간을 이용해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이연 서울시북부노인병원 내과 부장은 “고혈압 환자는 무더위로 혈압이 상승할 수 있고 땀이 많이 나게 되면 혈액이 농축돼 혈전(피떡) 생성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여름철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은 한겨울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고 말했다. 부득이하게 한낮에 외출할 경우 뙤약볕을 피해 그늘에서 틈틈이 휴식을 취하고 수분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 당뇨환자는 무더위 속 소변량이 많아지면서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고 체온조절력이 떨어져 열사병 등에 걸릴 위험이 높다. 당뇨환자는 빙과류나 청량음료는 혈당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수분섭취를 위해서는 냉수가 가장 좋다. 냉수가 맛이 없다면 보리차나 시원한 녹차, 수분함량이 많은 과일을 먹으면 좋다. 다만 수박 등 당도가 높은 과일은 과다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스포츠음료는 흡수속도가 빨라 갈증을 빨리 없애주지만 열량이 높은 만큼 물이나 얼음에 희석해 마시면 좋다. ◇폭염시 자외선차단도 신경 써야= 폭염시에는 피부에 유해한 햇볕의 자외선 농도가 높아지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필요하다. 일광차단지수(SPF)가 15 이상 되는 자외선차단크림을 노출 부위에 충분히 바르고 외출해야 한다. 자외선 노출량이 많아지면 피부암 발생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물놀이 등을 한 뒤 햇볕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는 일광화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아무 연고나 바르기보다는 우선 차가운 우유나 찬물로 찜질을 해주고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얇은 겉옷을 입거나 양산을 사용해 피부에 햇볕이 직접 닿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눈을 보호해줄 수 있는 선글라스 사용도 필수다. 강한 햇볕으로 생길 수 있는 대표적 질환으로는 탈수증이 있다. 특히 아이들은 노는 데 정신이 팔려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가 많다. 휴가지 등에서 적절한 휴식시간을 정해 수시로 물과 이온음료 등을 먹도록 하고 숨이 가빠지거나 말과 행동이 부자연스럽게 되는 등 탈수증상이 나타나면 환자를 편안히 눕히고 옷을 느슨히 한 상태에서 신발을 벗긴 뒤 수분섭취를 하게 하고 부채질을 해 체온을 낮춰야 한다. 이때 스포츠음료를 물에 2분의1 정도로 희석 시켜 먹이는 것이 좋다. ◇땀 많이 흘렸을 때는 제철과일 섭취 도움= 김정현 잠실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은 “한낮에 비오듯 땀을 흘렸거나 체력손실이 많았을 때 수박이나 참외ㆍ자두ㆍ포도 등 성질이 냉한 여름제철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며 “설사를 자주하거나 배가 아픈 사람들은 잘 익은 토마토나 숙성한 복숭아ㆍ바나나 등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경우 과일주스나 과즙형태로 얼려 먹는 것도 좋다.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원기회복을 위해 맥문동ㆍ인삼ㆍ오미자가 함유된 한방차인 생맥 산차를 즐겨 마시면 좋다. 무더운 여름철 과도한 에어컨 사용으로 냉방병 증상을 보이는 직장인도 많아진다. 실내온도를 외부온도와 10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가급적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정시간 냉방 후에는 주기적으로 환기시키는 것이 좋으나 불가능하다면 자주 바깥공기를 쐬러 나오도록 하자. 얇고 긴 옷을 입어 체온을 적당히 유지하고 따뜻한 물을 수시로 먹고 온종일 에어컨에 노출됐다면 저녁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안지현 중앙대용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박인철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이재혁 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계형철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