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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화학] <8> 공장도 휴가가 필요하다


‘공장도 휴가가 필요하다’ 푹푹 찌는 더위에 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이 시작됐다. 바다로 산으로 떠난 사람들에 시내가 한산할 정도다. 파이프라인에 높은 굴뚝만 보이는 장치산업들은 연중무휴 24시간 풀가동을 한다. 가동중지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중지할 경우 재가동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석유화학 공장은 특이하게도 비용 부담을 안고 2~3년마다 한번씩 꼭 가동을 중단한다. 안전을 위해 정기검사를 받는 것이다. 석유화학공장의 휴가를 정기보수(턴어라운드)라고 부른다. 정기보수는 단순히 안전검사만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장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 이뤄진다. 노후화된 파이프를 교체하고, 설비내부의 불순물도 제거하는 등 헌공장을 완전히 새공장으로 바꾼다. 석유화학공장의 수명을 통상 20년 정도로 본다. 하지만 30년이 넘은 공장도 잘가동되는 경우가 많다. 당초 중동쪽에서 대규모 석유화학공장을 신설한 이유가 유럽의 노후화된 공장의 가동중지를 대비해서였다. 하지만 워낙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다 보니 헌공장도 충분히 새공장으로 바뀌어 유럽의 공장이 기대(?)와 달리 가동을 계속했고 그 결과 중동쪽 생산 물량이 중국으로 몰려 한국의 업체에도 영향을 끼친다. 정기보수는 보통 1~2개월이 소요된다. 정기보수 기간은 일년중 가장 날씨가 좋은 4~5월이나 9~10월에 집중된다. 장마나 한파를 피하기 위해서다. 여름휴가가 재충전을 통해 일의 능률을 높이듯이 석유화학공장의 정기보수는 공장의 수명을 연장해 생산성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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