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화학] <16> 도마뱀으로 공룡 만들기

[아하!화학] 도마뱀으로 공룡 만들기

‘요술차, 마술봉, 딱부리’ 가 등장하는 만화영화가 있다. 일본 만화라 아쉽긴 하지만 어릴적 TV에서 만화영화를 하는 시간이면 동네 안 골목이 다 조용했다. ‘이상한 나라의 폴’이란 만화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마술봉. 마술봉만 있으면 도마뱀을 공룡으로 만들고 쌀 한톨이 계란만해 져 굶는 사람이 없겠다라는 상상까지도 가능하게 했다.

석유화학공장에서 스케일 업(Scale Up)은 마술봉과 같은 역할을 한다. 도마뱀을 공룡으로 만드는 것처럼 실험실의 작은 비이커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공장에 적용해 대규모 제품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각종 신공정기술이 덧붙여져 스케일 업의 규모와 질적인 내용을 결정짓기도 한다.

석유화학공장을 처음 가 본 사람이라면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킨 파이프라인과 함께 엄청난 규모에 일단 놀랄 수 밖에 없다. 차를 타고 돌아다녀야 할 정도로 큰 공장에서 생산되는 각종 석유화학제품은 2차ㆍ3차 가공을 거쳐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처음부터 대규모 투자를 통해 큰 공장을 지을 수는 없는 일. 일단 실험실에서 소규모의 파이롯 플랜트를 만들어 각종 테스트를 거치게 되고 테스트가 성공할 경우 스케일 업을 실시한다.

각종 첨단 IT, BT 신소재의 개발이 대량 생산을 통해 상업화로 진행될 수 있는 것도 스케일 업 기술 덕택이다. 무수한 생명을 살린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발견한 플레밍의 업적도 뛰어나지만 대량 생산을 가능케한 스케일 업 기술이 없었다면 단지 소수의 생명만을 살리는데 그쳤을 것이다.

입력시간 : 2005/08/22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