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가격 강세에 힘입어 원자재 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유수급 불균형과 중동 정치불안으로 인해 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6일(현지시간) 배럴당 102.59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 5월 말 이후 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기 회복 기대와 이란ㆍ이스라엘 간 갈등에 따른 전쟁 우려로 유가가 강세를 거듭하는 가운데 이날은 캐나다 파이프라인업체 언브리지가 미국 ‘씨웨이 파이프라인’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언브리지가 이번 인수와 함께 파이프라인의 흐름을 바꿔 쿠싱(WTI 재고기지)의 재고물량을 축소시킬 경우 WTI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WTI가 지난 10월 17.7% 급등한 데 이어 이달에도 10.1% 상승하는 초강세를 나타내면서 원유에 투자하는 원유펀드, 원자재 펀드 등도 수익률이 크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6일을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국내주식펀드, 해외주식펀드가 각각 2.24%, 4.32%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해외에너지섹터 펀드는 5.34%의 성적을 냈다. 유가 상승과 상관관계가 높은 러시아주식 펀드는 8.14%를 보였다. 펀드별로는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 1 A’,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 A’가 한 달간 15%대의 높은 수익을 달성했으며 미래에셋맵스 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TIGER원유선물특별’도 수익률이 16.13%에 달했다. 원유와 더불어 다른 원자재에도 분산 투자하는 펀드들 역시 원유펀드만큼은 아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 ‘신한BNPP포커스이머징원자재HA1’(10.46%), ‘프랭클린템플턴내츄럴리소스A’(9.88%), ‘한화글로벌천연자원HA’(8.44%) 등이 수익률 상위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이규원 삼성선물 연구원은 “엔브릿지의 시웨이 인수건으로 유가 상승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과 이스라엘간의 갈등은 원유 가격을 폭등 시킬 수 있는 위협요인”이라며 “올 연말까지는 유가 강세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유가격의 경우 다른 자산에 비해 외부요인에 따른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해외 기관들의 투기 수요까지 겹치는 만큼 분산투자 차원에서 자산 일부를 배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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