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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우리금융 본부 조직 슬림화론 급부상

임원만 18명 '옥상옥'… 민영화 위해 군살 빼야<br>이팔성 체제 이후 2배로 늘어 자회사 지원 당초 기능 벗어나<br>불필요한 인사·경영 간섭 심해 "인원 절반이상 줄여야" 지적도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회장직을 겸임하고 정부가 우리금융의 민영화 절차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면서 그동안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우리금융 본부의 조직을 슬림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기 민영화를 위해서라도 조직 다이어트가 필요하며 군살이 잔뜩 낀 조직 속에서 계열사를 상대로 한 권위주의와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적한 청탁 문화가 자리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금융 본부는 이팔성 현 회장 체제하에서 필요 이상으로 조직이 확대 재생산되며 스스로 권력화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자회사 컨설팅과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극대화라는 지주 본연의 기능을 넘어 자회사에 대한 과도한 인사ㆍ경영권 간섭으로 그룹 경영에 되레 부담이 돼왔다는 얘기다.

◇이팔성 회장 체제 후 임원수 두 배로 늘어=지주 조직을 보면 우선 부사장을 포함한 임원급 인사가 무려 16명에 이른다. 전무급이던 임원 상당수가 지난해 부사장으로 올라가는 승진 인플레이션이 이뤄줬고 부서장이 임원급으로 승진하면서 상무급도 12명에 달한다. 지주 본부는 현재 5본부 1실 17개 부서로 이뤄줘 있으며 임직원이 147명이다.

이팔성 회장 취임 이후 임원 수만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직원 수도 37명 늘었다.

이같이 본부 조직이 비대해지다 보니 자회사 지원이라는 당초의 기능에서 벗어나 옥상옥으로 자리하며 불필요하게 계열사 인사나 경영에 간섭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또 본부가 권력화하며 각종 인사 청탁이 난무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시 주총이 다음달 14일이지만 민영화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앞둔 데다 차기 회장 인선을 하느라 그룹 임직원 심리 전반이 뒤숭숭해져 있어 우선적으로 본부 슬림화를 시작으로 조직 재정돈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 내정자는 이와 관련해 다음주부터 계열사 및 본부 조직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조직 절반 축소 필요=금융 당국과 그룹 안팎에서는 경영기획ㆍ경영지원 등 4개 부문의 부사장을 2개 안팎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부서장 등 하부조직도 대대적인 축소 개편이 불가피하다. 민영화를 위한 전략 담당 부사장 등 최소한의 핵심 기능만 유지한 채 군더더기 조직을 도려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조직 슬림화는 이 회장 내정자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지주 회장의 권한과 역할을 축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 회장 내정자는 "지주 회장 권한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옮겨 계열사 책임 경영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주 본부의 조직 개편 및 인사와 함께 계열사 CEO 인사도 다음달 임시 주총과 동시에 또는 연이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 내정자는 이른 시일 내 계열사 CEO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회장 내정자가 민영화 이후 미련 없이 회장직을 떠날 것을 천명한 데다 정부가 이 회장 내정자의 임기를 내년 말로 제한할 정도로 민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출한 마당에 계열사 CEO도 속도감 있게 호흡을 맞출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민영화 방안으로 광주은행ㆍ경남은행 등 계열사 분리 매각 쪽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이들 계열사 CEO도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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