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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특집] 성능 '최우수'라도 마케팅실패땐 '평범'

대개 인기 상품과 히트 상품은 비례의 함수 관계를 갖는다. 인기가 좋으면 그만큼 잘 팔리는 게 정상이다.그러나 휴대폰 시장에서는 이 함수 관계가 꼭 성립하는 건 아니다. 인기 상품과 잘 팔리는 상품이 따로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집중적으로 홍보했던 상품은 반으로 접을 수 있는 폴더형 휴대폰이었다. 삼성전자·현대전자·모토로라반도체통신 등 3개사의 휴대폰 광고가 대부분 이 제품에 할당됐다. 또 LG정보통신의 경우 『무게가 계란만 하다』며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62G짜리 막대 모양의 PCS폰을 내놓고 홍보에 주력했다. 광고가 집중된 만큼 인기도 대단했다. 언론은 앞다퉈 이들 제품이 휴대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 보도했고 일반인도 호기심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휴대폰 제조업체에 「효자 노릇」을 한 제품은 따로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불티나게 팔리는 휴대폰은 뚜껑을 여닫을 수 있는 플립형태이고, 무게는 90G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셀룰러폰 「SCH-5100」과 「SPH-4700」, LG정보통신의 「SD-5600」과 「LGP-6200」, 현대전자의 「HGP-1200」 등이다. 이들 제품은 특히 너무 많은 사람들이 쓰다보니까 눈에 익숙해져 전혀 새로울 게 없는, 그야말로 「보통 휴대폰」이다. 그러니 좀 더 특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엄청난 광고비를 쏟아부었던것 어찌보면 「헛수고」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업계가 애착을 보였던 「특별한 제품」이 아예 안팔린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공들인 만큼 히트 상품이 되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날까. 휴대폰 업계 특유의 유통구조 때문이다. 휴대폰은 제조 업체가 만들지만 마케팅을 하는 건 사실 제조업체가 아니라 이동전화서비스회사들. 이들은 또 「보조금」이라는 족쇄를 무기로 판매 전략 제품과 그 수량 및 가격까지 제시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그러니 제조업체가 아무리 공을 들여도 서비스회사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공염불」인 셈이다. 결국 현재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90G대 플립형 휴대폰」은 서비스회사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은 것이고, 「폴더형과 세계 최경량 휴대폰」은 제조업체의 적극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서비스회사들이 외면했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가격에 있다. 서비스회사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갖고 있으면서 제품 가격이 싸면 쌀수록 좋다. 물론 공짜면 최상이다. 그리고 단말기 가격이 보조금(30만원)과 같으면 공짜가 된다. 이같은 요건을 갖춰 소비자가 공짜로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 바로 「90G대 플립형」인 셈이다. 반면, 폴더형과 세계 최경량 휴대폰의 경우 인기는 높으나 보조금을 빼더라도 소비자가 10만원~3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니 수요층이 엷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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