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한 연임 대통령 보다는 차라리 훌륭한 단임(one-term) 대통령이 되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재시간) 예정된 새해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이틀 앞둔 25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고 개혁과제 추진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을 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에서는 선출직 공무원(=대통령, 의원들)들을 재선을 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지만 그건 아니다"라면서 "선출직들의 임무는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취임 1주년을 갓 넘긴 대통령이 거취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지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개혁안과 월가 개혁안 등의 중단없는 추진을 밀어부쳐 지난 19일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정치적 난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최근 거세게 일고 있는 일부 언론과 보수진영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공세에도 결연히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27일 국정연설에서 각종 개혁안의 추진의사를 분명히 하고 특히 중산층을 포섭해 실업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1,750억달러규모의 2차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24일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경제회복을 강조할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리들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2011 회계연도부터 3년간 정부의 재정적자를 감축하기 위하여 재량적 지출을 동결하는 방안을 의회에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리들은 이를 통해 매년 100억~150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고 2020년까지 총 2,500억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또한 워싱턴 정가에서는 정부의 재정적자가 올해 1조4,000억달러나 되는 가운데 공화당과 유권자들의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희석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국정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50%를 밑도는 지지율의 회복을 위해 다양한 중산층 포용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4인가족 기준으로 연간소득 8만5,000달러이상인 가정이 중산층으로 규정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5일 중산층 태스크포스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어린이 육아비용과 학자금 등에 대한 혜택을 늘리겠다고 밝혔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연간소득 8만5,000달러 미만인 가정에 대한 어린이 육아비용의 세액공제 혜택을 현재의 20%에서 35%로 상향조정하고,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에 16억달러의 육아기금을 추가로 배정할 방침이다. 또한 학자금 대출의 상환비율을 소득의 10%를 넘지 않도록 제한해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대통령은 '샌드위치 세대'(자녀의 대학진학과 노부모 부양 때문에 쪼들리고 발버둥을 치는 가정들)라고 불리는 중산층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이번 연설을 통해 자신이 보통 미국인들(중산층)의 경제적 고통을 잘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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