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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새내기와 초짜

인터넷ㆍ휴대폰 등 정보통신 산업의 발달로 우리말이 망가져가고 있다. 요즘 청소년들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말이 허다하다. 각종 줄임말과 영어가 섞인 잡탕말들이 새롭게 만들어져 청소년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이와 반대로 아주 친근하고 포괄적인 의미를 지닌 순수한 우리말도 부지불식간에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새내기’라는 말이다. 새내기의 사전적 의미는 ‘신입생ㆍ신출내기ㆍ초보라는 뜻으로 새로 만들어 쓰는 말’이다. 하지만 새내기에는 신출내기ㆍ초보라는 부정적인 느낌이 없다. 새내기라는 말에는 새로움에 대한 희망, 발전적인 변화 등 긍정적인 의미가 함축돼 있다. ‘초보 운전자’와 ‘새내기 운전자’ 두 말을 보자. 그 느낌이 완전히 다르지 않은가. 새내기는 희망의 상징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은 새내기의 계절이다. 학교는 물론 사회에서도 새내기를 맞는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초등학교 새내기, 입시라는 험난한 관문을 뚫고 대학에 들어간 새내기, 새로운 직업을 찾고 사회인으로 첫발을 디딘 새내기 등 모두가 새로운 희망을 상징한다. 지난 25일 출범한 이명박 정부도 새내기 정부다. 하지만 최근 며칠간을 보면 새내기라기보다 ‘초짜 정부’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준비된 정부’는커녕 각종 다양한 실수로 시행착오만 양산하는 초짜라는 느낌이 든다. 새 정부는 준비과정인 인수위 때부터 삐걱거렸다. 이명박 대통령의 ‘숭례문 복원을 위한 국민성금 모금’ 발언은 그래도 새내기 정부로서 봐줄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영어몰입 교육’은 국민을 마구 헷갈리게 했고 ‘장어향응’ 파문은 ‘벌써부터’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게 만들었다. 장관 임명은 더 가관이다. ‘종부세 내각’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새 정부 각료들은 희망을 주는 새내기라기보다 잔꾀를 부려 부를 축적하고 사회적 지위를 유지해온 노회한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더 다가온다. 벌써 3명의 장관 후보자가 땅 투기, 세금 탈루, 논문 표절 등으로 스스로 물러났다. 잃어버린 10년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전으로 회귀하고 있는 느낌이다. ‘줄과 연’으로 인사가 좌우되는 고질병도 답습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코드인사보다 더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당사자인 연예인들은 괴롭겠지만 고소영(고대ㆍ소망교회ㆍ영남), 강부자(강남부자), S라인(서울시청 라인) 등 벌써부터 비꼬는 말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유행어는 당시의 사회성을 반영한다. 국민의 실망감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무현 정부에 국민이 등을 돌린 것은 그들의 독선과 아집 때문이었다. 국민이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를 알기보다는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국민을 무작정 이끈 것이 ‘대선 참패’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노무현 정권은 국민들의 삶을 아랑곳하지 않고 고기들이 살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한 물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실망만 양산하는 초짜 정부 새 정부의 독선과 아집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의 삶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자신들의 이너서클에서 자신들의 잣대로 검증한 사람들을 국민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한다. 가뜩이나 미국 경제가 악화해 글로벌 경제도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이 정부가 어떻게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어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지 의문이다. 오히려 사회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 새내기의 특징은 희망이다. 새내기 정부도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하지만 초짜 정부를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안타까움을 넘어 실망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오는 4월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도 새로운 인사들로 대규모 물갈이가 예고되고 있다. 그들이 초짜가 아닌 국민들의 희망을 대변하는 새내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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