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대마가 제자리에서 두 눈을 낼 수는 없는 형편이다. 오른쪽으로 탈출할 것인지 왼쪽으로 탈출한 것인지가 당면 과제인데…. “왼쪽으로 탈출해야 우군과 연결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은 아마추어의 생각입니다.”(고마쓰9단) 왼쪽으로 나간다면 참고도의 흑1로 꼬부리는 길인데 그것이면 백2 이하 8까지가 예상된다. “왼쪽 흑 4점이 다치게 되므로 흑이 최악입니다.”(고마쓰) 장쉬도 그렇게 생각하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흑61, 63이 정교한 수순. 백64는 강경책. 이 수로 참고도2의 백1에 받는 것은 얼핏 보기에 가장 확실한 응수 같지만 도리어 흑의 운신을 편하게 해줄 것이다. 흑은 언제든지 A에 두면 거의 연결이 되므로 우선 2로 붙여 하변을 지워 버릴 것이다. 백으로서는 좌우가 분단되면 부작용(백 5점이 위험함)이 생길 염려가 있으므로 여간 꺼림칙한 진행 이 아니다. 흑이 67로 고개를 내밀자 다카오8단은 백68로 왼쪽 출구를 봉쇄해 버렸다. “두터운 수법. 백이 유망해 보입니다.”(사카이7단) “애초에 흑이 너무 깊이 쳐들어 갔어요. 고생하는 것은 인과응보지요.”(오모리8단) “아직은 몰라요. 실리는 흑이 많으니까 대마만 안정시키면 흑이 편한 바둑일 거야.”(고마쓰9단) “쉽게 안정될 관상이 아닌데요.”(사카이7단) 노승일·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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