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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Watch] 경영학과의 눈물

'이공계 우대'에 인문계 취업 마지막 보루마저 밀려나

서울 상위권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는 김연경(가명·26)씨는 3년째 취업전선에서 뛰고 있다. 정상적으로라면 이미 졸업했어야 하지만 벌써 2년째 졸업을 늦추고 있다. 졸업할 경우 취업에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취업시즌에는 여러 기업에서 공채공고가 떴지만 김씨는 한숨만 나온다. 경영학 전공자로 3점대 후반의 학점을 딴데다 마케팅학회에서 활동한 경험도 있고 대기업에서 주최한 마케팅공모전 수상 경력도 있지만 정작 취업시즌에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고 있다. 취업포털에 올라온 채용공고 가운데 상당수는 '이공계 우대'를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취업시장에서 3년째 돌다 보니 '내가 배운 게 아무 쓸모가 없는 건가'하는 무력감에 빠진다"며 "갈 곳은 유통과 영업 분야밖에 없는데 '너희는 전문성이 없으니까 영업으로 가라는 건가'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인문계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인문계열의 마지막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경영학과 출신들도 채용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상경계열 우대'는 사라진 지 오래고 요즘은 이공계를 우대하는 쪽으로 채용 트렌드가 바뀌면서 경영학과 졸업생들도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교 경영학과의 취업률은 59.2%에 그쳤다. 경영학과 졸업생 둘 가운데 한 명만 취업에 성공한 셈이다. 반면 공학계열의 취업률은 67.4%로 경영학과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2006년 경영학과 취업률이 68.4%로 이공계열의 간판학과인 전기전자공학과(68.5%)와 비슷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경영학과의 추락이 얼마나 심한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이처럼 채용시장에서 경영학과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수요에 비해 과도하게 공급되고 있는데다 산업구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광석 인쿠르트 대표는 "그동안 대학교마다 경영학과가 난립하면서 산업 수요와 상관없이 책상(오피스)에서 일하는 인력들을 대거 양산했다"며 "산업현장은 조금이라도 다른 제품과 서비스로 경쟁하려는 상황에서 기술도 없이 책상물림만 하려는 풍토가 이어지면서 경영학과의 취업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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