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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

스페이스C '리메이크 코리아' 展<BR>전통 산수화·고분벽화등을 회화·영상작품으로 각색

영화나 음악에서 ‘리메이크(Remake)’가 유행이다. 지난해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 화제를 모았던 영화 ‘올드보이’는 일본 만화를 리메이크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존의 작품을 현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함으로써 그 형식과 내용을 새로운 문맥에서 재탄생 시키는 것이다. 시각예술에서는 어떤가. 르네상스와 신고전주의 미술가는 그리스 미술에 범본과 전형으로서의 권위를 부여하며 부단히 참조하고 인용했다. 대표적으로 피카소의 작품 ‘시녀들’(1957년)은 17세기 작가 벨라스케스의 ‘시녀들’(1656)을 인용한 것이다. 마네, 피카소, 뒤샹에서 최근 레빈에 이르기까지 많은 현대작가들은 과거 거장들의 작품을 인용하고 작가의 의도에 따라 새롭게 각색함으로써 원작의 원래 의미를 변형하고 확장시켰다. 한국미술사에 등장하는 그림들을 우리 현대 작가들은 어떻게 차용하고 변형시킬까. ㈜코리아나 화장품이 운영하는 압구정동의 스페이스 C(space*c)에서 그 일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첫 기획전으로 지난 20일 시작한 ‘리메이크 코리아(Remake Corea)전이 그것이다. 리메이크의 과정에서 옛 그림이 지닌 고정된 의미들이 다층적으로 확장되고 산업화의 부산물등의 재료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재탄생되는 변용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로 흥미롭다. 참여작가는 김종구, 임영길, 이순종, 써니 킴, 김지혜, 김태은, 류재하, 장희정, 정주영 등 9명이다. 이들 작가에게 전통 산수화, 화조화, 인물 풍속화, 고분벽화 등이 재구성되거나 변형시킨 회화 영상 설치작품 35점이 설치되고 전시돼 있다. 최근 몇 년간 철(쇠)의 가루와 비디오 영상을 사용하여 산수화의 현대적 리메이크를 시도한 동양화가 김종구씨는 7m 높이의 대작을 선보인다. 물에 젖은 광목천 위에 쇳가루로 글씨를 써내려 간 것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면서 시간성이 내재된 새로운 산수화를 연출한다. 정선과 김홍도 산수화의 일부분을 차용하여 대형캔버스에 확대하는 작업을 해온 정주영씨는 이번 전시에서 정선이 그린 ‘백악산’의 실경 작품 속 봉우리 부분을 확대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봉우리의 일부분이나 바위등의 특정한 곳을 선택하여 굵은 터치로 자연의 기운을 전달한다. 이순종은 조선시대 신윤복의 미인도를 회화와 영상작품으로 리메이크 하여 여성성의 본질에 접근한다. 임영길은 고구려 고분벽화를 리메이크 하여 이를 3D 영상작업으로 제작했다. 작가는 테라리움이라는 가상공간에 2005년 서울시의 풍경을 설치하고 테라리움 용기 사방면과 지붕형태의 사방면에 고구려의 우주관과 세계관을 반영시킨 신화상의 동물들(청룡, 백호, 주작, 현무)을 등장시킨다. 고분벽화의 벽사 및 기복신앙을 현재의 서울에 대입시키고 디지털 언어로 재생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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