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서도 펀드가입할 수 있다

■ 자산운용업 규제완화 방안장외파생상품·계열사주식 투자 허용

정부가 5일 발표한 '자산운용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방안'이 시사하는 바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금융정책의 패러다임이 주식시장 중심의 자금순환체계를 구축하는 쪽으로 가고 있으며 또 자산운용산업이 미래 유망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정경제부는 펀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배경에 대해 '금융구조를 주식 중심으로 전환하고 인구의 고령화(高齡化) 등 경제여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펀드 선택범위 확대

정부의 자산운용산업 규제완화 계획에 따라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는 주식ㆍ채권 등 유가증권과 부동산ㆍ금 등 실물자산ㆍ장외파생상품까지 편입해 운용할 수 있게 됐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커졌다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투자대상이 주식ㆍ채권 등 유가증권ㆍ기업어음(CP)ㆍ외화증권ㆍ장내파생상품 등으로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다.

이석준 재경부 증권제도과장은 "미국이나 영국같이 부동산ㆍ금 등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펀드가 장외파생상품을 활용할 경우에는 실제로 원금을 보존할 수 있는 상품도 개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보험사에서도 펀드 판매

그동안 투자자들은 집에서 가까운 보험사 창구를 놓고도 증권사나 은행에 가야만 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보험사에서도 수익증권과 펀드를 살 수 있다.

선물 관련 펀드는 선물회사에서도 살 수 있다.

▶ 계열사 보유주식도 매입 가능

펀드는 계열회사 등 이해관계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도 살 수 있다. 지금까지는 투신사 등이 계열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사는 길이 원천 봉쇄돼 있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이해관계자와의 거래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시장에서 공정한 가격에 거래하거나 펀드를 산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경우 거래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사모펀드 규제 대폭 완화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가 투신사 등과 1대1 계약에 따라 설정돼 운용되는 펀드다. 그러나 일반 공모펀드와 같은 규제가 적용돼 탄력적 운용이라는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현금환매 외에 실물에 의한 환매를 허용하고 투자설명서 및 각종 보고서 제공의무를 완화하며 기준가격 공시 주기도 매일에서 1개월로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약관을 제정할 때도 금융감독위원회에 사후보고만 하면 된다.

▶ 자산운용사 전성시대 예고

투신사(증권투자신탁)와 자산운용사(증권투자회사)는 앞으로 자산운용업자로 통일된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도 신탁형펀드를 만들어 운용할 수 있게 된다.

대신 진입요건은 투신운용사 기준으로 강화된다. 현재 투신운용사는 자본금 100억원 이상에 전문인력 7인 이상인 회사에 한해 허용되고 있다.

변양호 금융정책국장은 "규제완화와 제도개선을 통해 현재 금융시장의 21%에 불과한 자산운용업 시장을 획기적으로 육성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구의 고령화, 저금리ㆍ저성장에 따른 투자패턴이 바뀌면서 자산운용산업이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