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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식당

얼마 전 TV에서 프랑스의 세계적 디자이너 「코코 샤넬」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다. 일생을 결혼하지 않고 집을 마련하지 않아 호텔에서만 살았던 그녀인지라 그녀가 매일처럼 다녀가던 단골식당도 소개되는데 지금도 그녀가 앉던 그 자리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채 보존되고 있다.그런데 내가 주목하는 것은 우리네 식생활로서는 거의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그것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두 끼를 계속해서 먹기가 힘들고, 특별한 별미식당이라도 이틀을 연속해서 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프랑스 사람들은 아무 식당에나 가서 잘 먹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성이 까다로워 골라서만 다니기 때문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맛에 관한 한프랑스사람들의 수준과 취향을 결코 우리는 흉내 낼 수 없다. 결론은 그 식당이 언제나 편안하게 집에서 식사하듯 고객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점심을 밖에서 해결해야 하는 대부분의 봉급생활자들은 그 날 점심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가 꽤나 신경이 쓰이는 문제이다. 그 이유가 매식에 드는 비용도 그러하거니와 도무지 메뉴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 끼니마다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일식집이나 중국집 등 특수한 구분이 가는 전문점을 빼놓고는 우리나라의 식당이란 대부분이 별식 중심의 식단으로 짜여 있어 그집에 가서 직접 먹어보질 않고서는 무슨 음식을 떻게 요리해 내놓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코코 샤넬」처럼 그 식당에 가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그런 레스토랑이 없다는 뜻이다. 길거리만 나서면 온통 눈에 띄는 것이 식당간판 인데에도 갈 곳이 땅치 않고 조금 괜찮다고 이름이 나면 가서 몇 십분을 기다려야 한다. 같은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도 그 수준이 천차만별 이고 한정식 집을 가 보아도 음식 가지수만 많았지 편하질 않다.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식당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진정 고객의 취향이나 수준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지에 즐비한 그 많은 식당들이 메뉴도 똑같고 맛도 똑같다. 그들의 안목이 모든 손님을 수학여행 온 학생쯤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편안하고 맛깔스럽고 비싸지도 않으면서 품격이 있어서 아무런 고민 없이 가기만 하면 되는 그런 단골식당을 가보고 싶다. 샤넬이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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