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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근태 자전 수기 영화화 22일간의 끔찍한 고문 그려

BIFF 화제작 정지영 감독 '남영동 1985'


"도대체 저들은 내게 뭘 원하는 거지."(영화 속 김종태)

"그들은 거짓말을 원해.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영화 속 김종태 아내)

날조된 사실을 토해낼 때까지 육체와 영혼을 잠식하는 가혹한 고문은 이어진다.

연초 영화'부러진 화살'로 주목 받은 노장 정지영(66) 감독이 새 영화'남영동 1985'를 내놓았다. 영화는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받아, 지난 6일 처음 공개됐다. 영화는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의장이었던 1985년 9월, 서울 용산구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22일간 당한 고통스런 고문을 그린 그의 자전 수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1985년 9월 4일, 민주화운동가 김종태(박원상 분)는 얼굴이 가려진 채 낯선 남자에 의해 어디론가 끌려간다. 그가 다다른 곳은 경찰 공안수사당국이'빨갱이'를 축출해낸다는 명목으로 소위'물 공사'(물 고문)를 자행하던 고문실. 박전무(명계남 분)는 김종태가 몸담았던 민주화운동청년연합이 북한의 조종을 받아 움직이는 조직이고 김종태는 그 수장을 맡았으니 빨갱이임을 자백하라고 강요한다. 아니라고 말할수록 그에게 가해지는 고문의 강도는 더해진다. 가학적인 고문의 현장에서도 박전무의 하수인들은 아무렇지 않은 듯 농을 건넨다. 마치 일상적인 일인 마냥 폭력을 자행하는 이들을 보며 고문에 대한 공포는 더욱 증폭된다.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자 김종태 앞에 고문 기술자 이두한(이경영 분)이 나타난다.'칠성판'이라는 고문대가 등장하고 김종태는 사지가 묶인 나체 상태로 물 고문과 전기 고문을 받는다. 초 시계까지 사용해 죽지 않을 정도로 갖은 방법으로 고문하는 이두한의 끔찍한 야만성을 마주하며 이루 말 할 수 없는 불편한 감정들이 교차한다.



정 감독은 6일 영화가 공개 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남영동 1985'를 "30여 년 영화를 하면서 가장 힘들게 찍은 작품"이라 표현했다. 그럼에도 고문이라는 소재를 스크린으로 옮겨온 이유는 무엇일까. 정 감독은"대다수의 사람들이'고문 행위가 당시에 있었지'하는 정도만 여길 뿐 어떤 고문이 있었는지, 어떻게 고통 받았는지는 잘 모른다"고 했다. 또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들의 희생과 고통을 통해 있는데, 이 같은 대한민국의 아픈 과거사를 알고 국민 모두가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엔딩 타이틀과 함께 유인태, 이재오 등 재야 민주화 운동 출신의 전ㆍ현직 정치인과 일반인들이 겪은 실제 고문피해 증언을 더하며 다음 세대가 극복해야 할 아픈 현대사의 그늘이 무엇인지 물음을 던진다.

영화는 대선 정국과 맞물려 11월 말 개봉될 예정이다. 정 감독은 "이 영화가 대선에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 어떻게 미칠지는 모르나 감독이 영화를 내놓고 그것이 관객에게 영향을 미친다면 감독의 보람이라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남영동 1985'의 배급사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정 감독은 혹 배급사가 결정되지 않으면 직접 배급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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