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톡톡히 했던 브릭스(BRICs) 국가들이 이번에는 세계 경제를 뒷받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 에이본과 시티그룹, 월풀 등 브릭스 시장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50개 기업들로 구성된 골드만삭스의 ‘브릭스 판매 지수’가 지난 한 달 동안 8.7%, 지난 4월 이후로는 15% 가량 하락했다며, 이는 브릭스 국가들이 세계 경제를 위기에서 구하기에 역부족임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중반까지 이어졌던 미국의 경기침체 당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이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낸 것과 달리, 최근 이들 국가에서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둔화와 정부 긴축정책의 여파로 국내 소비도 꺾이는 등 전반적으로 수요가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수 년 동안 8%대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인도 경제는 지난 2ㆍ4분기에 높은 물가 부담과 세계경기 둔화의 여파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7%로 둔화됐다. HSBC는 이날 8월 러시아의 제조업지수가 기준치 50을 밑도는 49.9에 그쳐 제조업경기 위축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날 앞서 발표된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지수는 50.9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상승했지만 전문가 예상치를 소폭 밑도는 수준에 머물렀다. 모건스탠리의 조아킴 펠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 경제가 경착륙(하드랜딩)은 피할 수 있겠지만, 세계(경제)를 구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신흥 경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7%에서 6.1%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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