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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만 전념" 백의종군

■ 황우석 교수 기자회견 안팎<br>"모든 책임 나에게" 연구원 난자제공등 시인<br>윤리문제 새출발… "줄기세포연구 지속돼야"

황우석 특별관에 등장한 '스너피' 24일부터 서울 COEX에서 열리는 '미래성장동력 연구성과 전시회' 의 황우석 박사 특별관에 세계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 가 등장,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

“만약 나무랄 게 있다면 그 채찍과 돌팔매는 저 하나로 몰아달라. 그리고 어려운 처지에도 불구하고 과학에 헌신하고 있는 많은 과학자들과 미래 과학에 자기 일생을 바치겠다고 열심히 꿈을 가꿔왔던 어린이들의 뜻이 제발 꺾이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들과 정부와 언론인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는 23일 기자회견장에서 난자 채취 윤리문제와 얽힌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모처럼 전인미답의 영역을 개척해가던 차에 부딪친 난관에 줄기세포 연구가 좌초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짙게 배어 있었다. 어쨌든 황 교수가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 및 모든 공직을 사퇴하기로 함에 따라 향후 줄기세포 연구에 적지않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그동안 미흡했던 윤리 문제를 국제적인 규범에 걸맞게 갖춰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줄기세포 연구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 교수, 공직사퇴 백의종군=황 교수는 이날 자신의 잘못을 깨끗이 시인하고 연구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 연구는 단계마다 세계 최초였고 연구진은 눈 덮인 들판에 처음 발자국을남기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법 규정이나 윤리항목에 비춰 깊은 통찰이 부족했다”며 괴로운 마음을 내비쳤다. 당장 황 교수가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을 물러난다고 해도 연구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허브에 큰 지장이 생긴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국내외 과학계에서 그가 차지하는 위치는 누구도 쉽사리 대신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동안 구심점 마련에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윤리논란 새출발 계기 삼아야=소속 연구원의 난자 제공과 황 교수의 사전 인지 의혹 등이 모두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황 교수는 결과적으로 ‘거짓말’에 대한 도적적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국내 과학계의 윤리성이 국제적인 논란에 이름으로써 향후 논문의 해외잡지 투고시에도 상당한 애로를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황우석 교수팀은 난자출처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부터 일관되게 문제가 없다는 식의 입장을 취해왔으나 결과적으로 이것이 오히려 더 큰 화를 불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논란은 엄격하게 말하면 ‘생명윤리’ 문제라기보다는 ‘연구윤리’에 관계돼 있다.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인간의 난자를 사용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아니라 이를 적법하게 사용했느냐인 셈이다. 난자 기증자와 연구자가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하는 것은 지난 64년 세계의학협회가 만든 헬싱키선언 이후 기본 원리로 정착해 있다. 하지만 황 교수조차 이날 “연구에 참여하는 연구자가 난자를 제공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어긋나는 것을 사실 나도 몰랐다”고 말할 정도로 국제적인 규범에 무지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줄기세포 연구 지속돼야=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줄기세포 연구가 중단되거나 방해돼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황 교수는 “현재까지 환자유래 줄기세포주 확립에 성공한 나라는 우리밖에 없으며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보유, 공급할 수 있는 나라도 우리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줄기세포 연구에 강한 애착과 자부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서영준 서울대 약대 교수는 “윤리적 문제 때문에 황 교수팀의 연구 자체가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면서도 “국내 과학계가 이번 일을 교훈삼아 윤리적 기준을 높이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황 교수는 지하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차를 타고 수의대를 빠져나가는 과정에서도 한 명의 수의대 관계자와 서로 부둥켜안은 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옆에 있던 이병천 교수도 눈물을 비치긴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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