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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의 앞서 환율문제 실무 조율… 각국 기싸움 치열할듯

[경주 G20 재무회의 22일 개막] <br>버냉키·가이트너·트리셰등 세계 거물들 총출동<br>'경상수지 4%룰' 정부 구상 실질성과 낼지 주목



10월22일 오후7시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세계 환율전쟁의 타협을 위한 휴전선언문 도출이 추진된다. 경주에서 22~23일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각국은 환율갈등을 끝낼 수 있는 '외교적' 합의를 논의한다. 드러내놓고 특정 국가의 환율을 거론할 수 없는 현실적 한계가 있는 만큼 경상수지 흑자폭 조정 등 불균형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합의 도출을 위해 각국이 치열한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환율, 첫날 첫 세션에서 결판=20일 기획재정부와 G20 정상회의준비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번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는 이례적으로 회의 첫날인 22일 오후5시부터 2시간 동안 환율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 불균형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6월 부산 정상회의에서는 만찬을 겸해 세계경제에 대한 포괄적이고 원론적인 현황을 토론한 바 있다. 이번 재무장관회의가 11월 서울 정상회의를 앞둔 마지막 자리이고 이번에 환율갈등을 조율하지 못할 경우 정상회의에서 실무적으로 환율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의장국인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들은 어떻게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때문에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최고의 핫 이슈인 환율 문제를 첫날 만찬에 앞서 제1세션의 첫 번째 주제로 끌어내 '모 아니면 도'의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첫날 2시간의 회의에서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할 경우 이번 G20 서울회의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G20 경주회의가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로 가는 최종 길목인 만큼 환율을 포함해 모든 주요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19일 중국에 고위급 인사를 파견해 환율분쟁과 관련한 자세한 현황 설명과 함께 중재 역할을 했다. 9월에는 윤증현 장관이 직접 주요국을 돌며 환율 문제에 대한 허심탄회한 논의를 나눈 만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가능성도 크다. ◇세계 거물들 경주에 '총출동'=이번 경주회의는 우리나라에서 이제까지 열렸던 경제관련 회의 중 가장 거물급의 인사가 모이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장관들로는 미국의 티머시 가이트너, 영국의 조지 오즈번, 일본의 노다 요시코,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중국의 셰쉬런(謝旭人), 유럽연합(EU)의 올리 일마리 렌 경제통화집행위원 등이 총망라됐다. 중앙은행 총재로는 미국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비롯해 유럽중앙은행의 장 클로드 트리셰, 중국의 저우샤오촨(周小川), 프랑스의 크리스티앙 누아예 등이, 국제기구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등이 방한한다. 특히 버냉키 의장은 지난 부산회의 때 불참했기 때문에 이번이 첫 방한이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경상수지 '4% 룰' 어떻게 다루나=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이른바 '4% 룰'이 이번 경주 정상회의 테이블에 꺼내질지도 관심사다. 각국 경상수지폭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4%로 맞추자는 구상은 환율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도 글로벌 불균형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구상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정부로서는 강대국들이 우리 생각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지에 대해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을 만족시킨다지만 다자 간 외교협상에서는 어디까지나 명분이 중요한 만큼 실질 성과가 주요국들의 속내를 충족시키기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환율전쟁'이 G20 공식 회의가 아닌 주요국 양자 간 비공개 협상을 통해 극적으로 성사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6월 부산 재무장관회의 때처럼 이번 경주회의 역시 주요국 장관 및 국제금융기구 대표 간의 활발한 회동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각국 간에 물밑 타협을 이루고 G20 선언문에는 공조 필요성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을 담은 뒤 11월 정상회의에서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한다는 시나리오가 그것이다. 의장국인 우리로서는 개별 국가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충돌하는 의제에서 어떻게 리더십의 묘를 발휘해야 할지에 관한 큰 숙제를 떠안게 됐다. 이미 의장국으로서 적극적인 중재자를 자임하고 나선데다 이번 회의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환율갈등이 정상 간 무대로 넘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정부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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