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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예금보험공사와 구조조정

조영훈 <금융부 차장>

[동십자각] 예금보험공사와 구조조정 조영훈 IMF 경제위기 이후 우리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기 시작한 정부기관 중 하나가 예금보험공사다. 예보는 원래 투자자들이 각종 금융기관에 맡긴 예금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업무를 주로 하지만 외환위기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 금융기관 정리 업무도 함께 맡고 있다. 최근 황영기 우리은행장의 스톡옵션 파문이 진행되면서 우리금융 사외이사와 예보가 대립하는 모습으로 비쳐진 것도 사실은 예보가 우리금융의 최대주주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예보는 IMF 이전인 지난 97년 전체 인원이 44명에 불과한 소규모 조직이었다. 예보 직원 수는 부실 금융기관 정리 업무가 늘어나면서 98년에는 133명을 넘어선 데 이어 2000년 444명, 2002년 무려 755명으로 20배 가까운 규모로 확대된 후 최근에는 668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제 부실 금융기관 정리업무는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 한화그룹에 매각된 대한생명과 우리금융지주 정도가 남아 있다. 물론 최근 들어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상호저축은행 정리작업이 중요한 업무로 부각되고 있지만 그리 큰 인원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다. 예보는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서 "사전 부실 예방을 위해 리스크 관리 부서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리가 있는 얘기다. 예금보험 업무를 체계화하고 사전경보 시스템을 갖춘다면 국민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예보의 인력구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줄어들고 있는 업무에 비해 구조조정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생각이 든다. 예보가 강화한 리스크 관리 4개 부서의 총원은 86명. 하지만 예보의 기획조정부와 총무부(파산관재인 제외), 인력개발실 등 후선관리 업무에 종사하는 인원은 무려 100여명에 달한다. 특히 예보가 담당하는 금융기관 사전 리스크 관리 업무는 금융감독원의 상시감사와 상당 부분 중복된 측면이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금융 시스템이 안정되면 예보와 같은 기능을 하는 기관은 필요인력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지난해 우리 금융권은 사상최대의 순이익을 낼 정도로 경영여건이 호전됐다. 가장 큰 무기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었다. 이제 예보의 조직을 '전시체제'에서 '평시체제'로 명예롭게 전환할 때가 됐다. 그 동안 불필요하게 비대해진 조직을 가다듬어 슬림화한다면 결국 금융권의 예금보험료 부담이 줄어들고 이는 곧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아끼는 길이 된다. 입력시간 : 2005-03-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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