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강국' 일본에 기계를 수출하는 일부 중소기업이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다. 기계부품ㆍ소재 부문은 만성 무역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만큼 우리나라와 일본 간의 기술력 차이가 큰 분야로 꼽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대일 무역적자 폭이 커지고 있지만, 동화엔텍, 대성하이텍 등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계업체들은 무난한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단순히 가격경쟁력만 앞세우지 않고, 일본업체가 요구하는 품질과 납기를 철저히 지켰기 때문이다. 선박용 열 교환기를 생산하는 동화엔텍은 선박용ㆍ엔진용 열 교환기를 일본 조선소, 중공업체, 엔진제작업체 등에 수출하는데, 지난해 매출 920억원 가운데 20%(184억원)를 일본에서 거뒀을 만큼 일본에 '강한' 기계업체로 꼽힌다. 동화엔텍은 전세계 조선업종의 호황으로 올해 매출 증가도 낙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매출목표가 1,300억원인데 환율에 따라 유동적이겠지만 일본 수출비중(20%)은 비슷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작기계나 일반산업기계에 들어가는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대성하이텍도 높은 매출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생산부품 전량을 일본 기계업체에 수출하는 대성하이텍은 지난해 164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230억~24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매년 단가인하를 요구하는 국내 대기업보다 선진국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일본과 거래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일본의 품질수준을 맞추기 위해 일본 현지 외주업체와 경쟁하다 보니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도 계속 떨어지는 환율 추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원ㆍ엔 환율 떨어지면 수익률이 감소할 뿐 아니라, 경쟁 관계인 일본 현지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 도시바, 샤프 등에 가전제품 부품을 수출하는 삼코의 경우, 지난해(110억원)에 비해 올해 총매출이 2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본 매출은 15%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영철 삼코 대표는 "수량으로 따지면 15% 증가하지만, 액수로 따지면 환율 때문에 7~8% 밖에 증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성하이텍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원화절상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많이 떨어지고 있어 일본에 100% 공급했던 수출 물량을 미국 등으로 다변화하는 한편, 역으로 국내시장 납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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