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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대표와의 '솔직토크'] 김수창 평산 대표변호사

해외CB등 국내 첫 자문 "無에서 有창조"<br>SOC 자문 국내 최고 수준… '국내1호' 타이틀만 3~4개<br>새내기 변호사때 뉴욕 유학 국제금융 분야에 눈뜨게 돼<br>"인수합병 통해 제2도약 꿈…훌륭한 CEO·가장이 목표"



‘석전경우(石田耕牛)’ 법무법인 평산의 김수창 대표변호사는 이 글귀를 한시라도 잊어본 적이 없다. 지난 2002년 평산을 처음 만들 때 지인이 액자에 넣어 선물해 준 것인데, 여전히 평산 사무실에 걸어 놓고 되새겨 보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힘이 들 때마다 ‘석전경우’를 생각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한번도 이 원칙을 저버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SOC분야 자문 국내최고 수준= 평산 회의실 한 켠에는 40~50여 개에 달하는 각종 상패가 진열돼 있다. 모두 자문계약을 맺을 때마다 상대방에서 ‘관행’적으로 만들어 준 것들이다. 이들 상패는 대부분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문을 하면서 받은 것들이다. 평산의 SOC분야 자문의 저력과 역사를 보여주는 셈이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이 상패들을 “자식처럼 생각할 정도”라며 강한 애착을 보였다. 평산은 국내 SOC분야 자문업무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김 대표변호사는 지난 1995년 인천공항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관련 법률자문을 맡으면서 처음 SOC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민자유치촉진법이 처음 만들어져 정부와 민간업체간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김 대표가 법률 검토를 해준 것이다. 이 때부터 그는 국내 유일의 SOC전문 변호사가 됐다. 첫 사업이 성공적으로 매듭되자 SOC를 발주하는 정부에서도 일이 생길 때마다 김 대표를 찾았다. 그러다 김 대표는 2002년 SOC 전문 로펌인 평산을 만들었고 현재 정부 SOC 프로젝트파이낸싱 자문의 90% 이상을 맡아 처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영업비밀이라 공개할 수는 없지만 (SOC 특성상) 사이즈가 큰 사업이다 보니 수익률도 꽤 높다”고 귀띔했다. ◇국내 1호 타이틀만 서너개= 그에게는 ‘국내 1호’ 타이들이 많다. 군법무관을 마치고 84년 9월 처음 들어간 곳이 법무법인 한미(나중에 법무법인 광장과 합병)였다. 이곳에서 그는 내리 17년간 금융부문 대표를 맡을 정도로 독보적이었다. 17년간 그는 국내 1호 타이틀도 쏟아냈다. 86년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처음으로 해외 시장에 전환사채(CB) 발행할 때 법률자문을 담당했는데, 이것이 해외시장에 CB를 발행한 국내 1호였다. 또 외환은행이 첫 시도한 금리연동부사채(FRN) 발행에도 관여했고 포항제철(현 포스코)이 민영화될 때는 룩셈부르크까지 날아가 국내 변호사로는 드물게 국제금융 관계자 설득에 참여했다. 그는 “초장기에 한 일들을 보면 대부분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 일이었고 무에서 유를 창조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당연히 그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삼성전자 CB의 해외시장 발행 때는 관련 법이 전무해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와 머리를 맞대 근거 법규를 만들면서 작업을 할 정도였다. 그는 “아무런 지침도 없는 상황에서 일을 처리하려니까 힘든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힘은 들었지만 25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때의 기억이 삶의 자극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햇병아리’가 뉴욕에 가다= 김 대표 역시 첫 진로로 판ㆍ검사가 아닌 변호사를 선택하면서 갈등도 많았다. 지금의 장인은 김 대표에게 펄쩍 뛰며 “변호사는 안된다”고 만류할 정도였다. 하지만 일찍부터 금융분야에 눈을 떴던 김 대표는 결국 장인을 설득해가며 자신의 꿈을 이뤄갔다. 이런 의지 때문인지 당시 한미에서 같이 있던 이태희 변호사(현 법무법인 광장 대표)가 김 대표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가 한미에 합류한 지 몇 달 후 이 변호사는 그를 조용히 불러 “뉴욕으로 가라”고 말했다. 당시 뉴욕은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국제금융이 최고로 번성할 시기였고 뉴욕 진출은 국내 금융분야 변호사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김 대표는 “그야 말로 ‘햇병아리’를 국제 금융의 중심으로 유학 보내는 놀라운 결정이었다”며 이 변호사를 여전히 ‘인생의 멘토’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뉴욕 월스트리트에서도 손꼽히던 밀뱅크 트위드 하들리 앤 맥클로이(Milbank, Tweed Hadley & Mccloy)에서 일할 기회를 잡았다. 김 대표는 “귀국 후 곧바로 법무법인 한미의 PF담당 부서에서 일한 것이 지금까지 하고 있다”며 “첫 발을 잘못(?) 디뎌서 아직까지 이러고 있다”며 웃었다. 한미에서 그는 꽤 잘 나가는 금융팀장이었다. 하지만 2001년 양승석ㆍ최승호 변호사 등과 함께 한미를 나와 지금의 평산을 만들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이 하고 싶어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합병 통한 제2의 도약 꿈꿔= 평산은 소속 변호사 12명의 소형 로펌이다. 하지만 설립 7년만에 SOC, 프로젝트파이낸싱 분야와 함께 선박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미를 뛰쳐나온 김 대표는 여기서 만족할까. 그는 “앞으로 규모가 동반되지 않고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며 외형 확대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김 대표의 합병조건은 이렇다. 일단 평산처럼 전문분야에서 특화된 로펌이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해 다른 경쟁 로펌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현재 좋은 쪽으로 논의가 되는 곳이 몇 군데 있다”고 했다. 조만간 결실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는 송무분야에 강한 로펌과도 합병할 생각이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복병이 김 대표를 살짝 긴장시키고 있다. 바로 조직의 동요다. 대형 로펌들의 평산 인력 빼가기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 로펌 몇 군데서 평산과 합병을 추진하다 여의치 않자 나중에는 개별 변호사들과 접촉해 영입을 제안하고 있다는 것. 김 대표는 “조직 관리가 잘 돼 있다고 해도 대형 로펌들의 전방위 스카우트는 감당할 재간이 없다. 솔직히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2001년 한미에서 나온다고 하니까 이태희 대표가 얼마나 서운해 했는지 이제야 그 마음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요즘은 옛날처럼 정으로만 일하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며 “소속 변호사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통해 가족 같이 지내면서 최강 조직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만들겠다”며 연신 의욕을 보였다. ◇“훌륭한 CEO이자 최고의 가장” 목표= 김 대표는 훌륭한 CEO가 되기 위해서는 인재를 잘 골라 써야 한다고 믿고 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사람보는 눈’을 믿는다. 그는 “변호사 2년차 때부터 인사에 관여해 와서 그런지 사람 보는 눈은 좀 있다”며 “나이를 먹으면서 감이 떨어지긴 했어도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인재를 알아보는 데는 문제 없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공들여 뽑은 변호사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일하는 환경, 그에 따른 대우, 조직 내에서 인간관계, 이 모든 것들에서 행복한 로펌이 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훌륭한 가장이 되기 위해 아내와 시간을 많이 갖는다고 한다. 주말이면 최소 하루는 시간을 내서 연극도 보고 음악회도 다니고 전람회 관람도 다닌다. 그는 “변호사들의 생활이 일도 많고 약속도 수시로 있어서 그동안 함께 한 시간이 적었지만 이제는 좀 여유를 갖고 지내려고 한다”며 아내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다시 회의실에 걸려 있는 ‘석전경우’을 쳐다 봤다. 그에게 지금의 현실은 돌밭일 수 있지만 언젠가는 기름진 옥토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은 여전해 보였다.
■ 법무법인 평산은

프로젝트 파이낸싱분야 강해…민사·형사소송은 안맡아
법무법인 평산은 김수창 대표변호사를 비롯해 지금은 광장과 합병한 법무법인 한미의 금융팀 소속 변호사들이 주축이 돼 지난 2001년 설립했다. 평산은 일반 기업법무 외에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업금융, 증권, 기업 인수ㆍ합병(M&A), 부실채권 매각, 자산유동화(ABS),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건설 등의 분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국내 SOC 투자 프로젝트 파이낸싱 분야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초의 민간투자사업인 인천신공항 제2연육교(인천대교) 사업을 시작으로 대구-부산 민자고속도로, 천안-논산 민자고속도로, 마창대교 등의 사업에 법률자문을 맡았다. 선박(Shipping) 분야도 평산이 강점을 지닌 분야. 지난 2006년 세계적인 법률전문 잡지 '아시아 로(Asia Law)'에서 김앤장을 제치고 국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밖에 외국자본의 국내 투자, M&A 자문도 하고 있다. 독특하게 일반 민ㆍ형사 소송은 하지 않고 있다.

■ 약력

1955년 서울 출생 1973년 경기고 졸업 1977년 고려대 법학과 졸업 1979년 21회 사법시험 합격 1981년 육군 군법무관 1984년 법무법인 한미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1992년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위원 1994년 금융산업발전심의회 국제금융분과위원회 경제협력개발기구 전문위원 2001년 법무법인 김&컴퍼니 변호사 2002년 법무법인 평산 대표변호사 (현) 템플턴투자신탁운용 비상임이사 하이닉스반도체 사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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