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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용두사미로 끝난 재건축과의 전쟁

태산명동서일필(太山鳴動鼠一匹)이라는 말이 있다. 태산이 떠나갈 듯이 요동하게 하더니 뛰쳐나온 것은 쥐 한 마리 뿐이라는 뜻이다. 예고만 떠들썩했지 실제 그 결과는 보잘 것 없다는 게 최근 건설교통부의 잠실주공1단지, 영동AID차관 아파트 분양승인 유보 결정과 빼 닮았다. 결과적으로 두 단지는 5차 동시분양 대열에 끼지 못했지만 개발이익환수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한 발짝 비켜났다. 동시에 강남 재건축 아파트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건교부는 강남, 강북 가릴 것 없이 온 동네에서 우스워졌다. 어설프게 시장에 덤볐다가 본전도 못 찾았을 뿐 아니라 앞으로는 말발이 제대로 먹힐지 조차 걱정된다. 해당 단지들은 입 가리고 웃으면서도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정부의 변덕은 언제 또 무슨 법적 근거를 들어 싸움을 걸어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5차 동시분양에서 빠진 것이야 이자비용만 좀 더 부담하면 되니 별 문제 없다고 말한다. 잠실1단지의 한 주민은 “지금까지 조마조마 하긴 했지만 저밀도 재건축 아파트라 웬만하면 통과될 줄 알았다”며 심통이 난 정부가 고밀도 재건축 아파트에 분풀이를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이번 유보조치를 계기로 오히려 ‘전열’을 정비해 ‘전쟁’에 나서자는 사람도 있다. 부담금 문제 때문에 평형별로 다투던 AID차관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선 이번 일이 교훈(?)이 된 만큼 앞으로는 똘똘 뭉쳐서 아파트값을 올려보자는 목소리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AID차관 아파트 인근 중개업소의 한 사장은 “이번 조치로 조합원 간 협력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거래도 조금씩 트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재건축 조합 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나선 것도 그렇고, 재건축아파트 분양가격을 인하한 방법도 그렇고 공연히 첫 단추부터 잘못 꿴 탓에 정부의 맘고생이 이만저만 아닌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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