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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기 휘날리는데 먼지 안 움직일수 있나"

별과우주誌, 조작의혹 반박 직접 실험까지 곁들여 눈길사람의 달 착륙을 다룬 최초의 영화는 20세기 초 만들어졌던 '달나라로의 여행'이다. 대포로 우주선을 쏴올려 달나라에 보내는 장면은 우주개척에 대한 희망을 함축하고 있다. 이 영화가 탄생한지 60 여년 후. 인간의 달나라 여행은 미국의 아폴로 11호 승무원들에 의해 현실로 다가온다. 스트롱이 달에 내딛은 첫발은 전 세계인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다시 30여년이 지난 21세기 초엽. 일련의 과학자들은 아폴로 11호의 달나라 착륙 역시 '영화'의 일종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50년대 중반 우주경쟁에서 소련에 주도권을 뺏기고 있던 미국이 최첨단 영상기법을 동원해 달나라 여행을 치밀하게 조작했다는 것. 미국은 과연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천문학 전문 잡지인 '별과 우주'는 최근호에서 달 착륙 조작의혹에 대해 직접 실험까지 곁들여 반박하는 기사를 실었다. 음모론자들의 주장 중 가장 솔깃한 부분이 바로 '휘날리는 성조기'. NASA가 달 착륙 장면을 조작하기 위해 지구에서 촬영을 하던 중 성조기가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을 실수로 찍었다는 것. 별과 우주는 사진 속 우주비행사가 밟고 있는 땅의 미세먼지에 주목한다. 바람이 불어 성조기가 펄럭이는데 미세 먼지들은 고요히 머물러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또 사진에서 별이 찍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달에서의 사진촬영 기법을 다시 한번 검토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렬한 태양빛이 내리쬐는 달에서 과다 노출되지 않도록 찍기 위해서는 조리개를 줄이고 셔터 스피드를 매우 빠르게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태양빛에 비해 희미한 별빛은 사진기에 찍히지 않는다는 것. '별과 우주'는 어두운 그림자 속에 있는 우주인이나 태양을 등지고 있는 우주인의 모습이 밝게 보이는 의혹에 대한 반론을 위해 직접 실험까지 곁들였다. 암실에 우주인 모형을 세운 다음 먼저 바닥에 검은 종이를, 다음에는 흰 종이를 깔고 우주인 모형 뒤에서 강한 광원을 쏘았다. 실험 결과 검은 종이 바닥에서는 재반사되는 빛이 없어 우주인의 앞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반면 흰 종이에서는 빛이 반사되어 우주인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임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표면에 장애물이 없는 달은 태양빛을 강하게 재반사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잡지는 그림자의 방향이 서로 평행하지 않고 길이가 다른 현상에 대해서도 실험을 실시했다. 태양을 광원으로 한 물체의 그림자는 언제나 나란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눈높이의 변화와 지형의 굴곡에 따라 그림자의 방향이 변해 보이는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일. 실험에서도 그림자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별과 우주는 이렇게 말한다. "미래의 어느날, 우리는 화성 착륙 생중계를 보게 될 지도 모른다. 그 때에도 편협한 생각과 의심에 가득찬 음모론자들은 이렇게 얘기하게 될 것이다. '정말 그들은 화성에 갔을까?'라고." /김한진기자 siccu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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