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견의 대가' 이번엔 아이폰 신화 예감<br>2001년 아이팟 대히트 이후 혁신경영 대명사 꼽혀<br>최근 포춘 선정 가장 영향력있는 기업인 1위에 올라<br>인도서 종교적 수행 등 괴짜스러운 행보로도 유명
[피플 인 이슈] 스티브 잡스 애플 CEO
'재발견의 대가' 이번엔 아이폰 신화 예감2001년 아이팟 대히트 이후 혁신경영 대명사 꼽혀최근 포춘 선정 가장 영향력있는 기업인 1위에 올라인도서 종교적 수행 등 괴짜스러운 행보로도 유명
김승연기자 bloom@sed.co.kr
올해 미국 경영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는 단연 애플사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52)다. 그는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발표한 올해 명예의 전당 등재 13인의 명단에 포함됐고,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포천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 25인' 가운데 랭킹 1위에 올랐다.
잡스 CEO의 의 대히트작인 아이팟은 출시 6년이 지난 지금까지 1억1,000여만개가 팔렸다. 그가 트레이드마크인 물빠진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지난 6월 공개한 '아이폰'은 출시 74일만에 140만개가 팔려나가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는 창조와 혁신경영의 대명사로 꼽힌다. 하지만 잡스를 분석해온 전문가들은 그를 '재발견(reinvention)의 대가'라고 부른다. 기존에 나온 제품을 대중에 어필하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킨 것. 영국 선데이헤럴드지는 그를 "현존하는 기술을 주류 소비자들에게 연결하는 능력에서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가 윈도(Windows)로 세계를 평정했다면 잡스 CEO는 컴퓨터에서 디지털음원, 모바일사업까지 두루 진출한 멀티플레이어다.
1980~90년대 매킨토시 외에 별다른 히트상품없이 지지부진했던 애플은 2004년 잡스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아이팟 출시 이후 회생하기 시작해 올해 최대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가 복귀했을 당시 주당 20달러에도 못미쳤던 애플의 주가는 현재 주당 200달러를 넘보며 실리콘 밸리의 신화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고객에게 놀라운 기쁨을 선사할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을 생산하자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잡스는 "디자인이란 모양과 감촉이 아닌 기능"이라며 디자인의 미학적 가치를 최고로 여겨왔다.
1990년대 말까지 칙칙한 회색의 컴퓨터가 주를 이루던 시장에 푸른색의 아이맥은 획기적인 상품이었다. 이후 알록달록한 색상의 아이맥 시리즈는 각진 기계로 인식되던 컴퓨터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2001년 MP3플레이어 아이팟(iPod)의 등장으로 애플은 세계 음악다운로드 시장을 장악했다.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은 젊은 세대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2004년 아이팟미니, 휠형태의 터치버튼으로 구성된 '아이팟 클릭휠'은 손쉬운 조작방법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아이팟 출시 이후 애플은 승승장구했다. 애플의 연간매출은 2004년 33%, 2005년 68%나 늘어났고, 2006년 애플의 순익은 19억8,000만달러로, 4년전에 비해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잡스 CEO는 올해 6월 애플의 야심작 아이폰을 선보이며 모바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매니아들은 애플 직영점 앞에서 밤새 줄을 서서 기다리며 아이폰을 기다렸다.
하지만 아이폰은 배터리 결함 등 기능적 문제가 발견돼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또 잡스 CEO는 이후 아이폰의 가격을 200달러 대폭 인하해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의 다혈질적 성품은 돌발적인 행보를 낳았다. 잡스는 1983년 자신이 영입한 존 스컬리 당시 CEO와 경영문제로 다투고 회사를 떠났다. 1998년 적자에 허덕이던 애플에 복귀했을 때 그는 프린터기 사업 등을 중단하고,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당시 직원들이 그를 마주치면 일자리를 잃을까봐 엘리베이터를 피했다는 얘기가 있을 쩡도다. 맨발로 다녀도 될 정도로 격식에 구애받지 않는 애플의 기업구조는 잡스 CEO의 성격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그는 학창시절에도 괴짜였다. 1772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리드 대학에 입학했지만 한 학기를 마치고 자퇴했다. 자퇴한 후에도 그는 서예 강의만은 꾸준히 청강했다.
그는 언젠가 "그때 서예 강의를 듣지 않았다면 매킨토시의 폰트(글자모양)는 엉망이 됐을 것"이라며 농을 건냈다. 잡스 CEO는 리드 대학 동기이자 훗날 애플의 첫 직원이 되는 다니엘 코트키와 종교적 수행을 위해 인도로 떠났다가 머리를 깎고 인도 전통의상을 입은 차림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잡스 CEO의 창조경영은 이런 괴짜스러운 면모와 독단적인 성격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평가다.
입력시간 : 2007/12/1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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