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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리더 부상이냐 쇠락이냐 '기로'
입력2000-12-14 00:00:00
수정
2000.12.14 00:00:00
업계리더 부상이냐 쇠락이냐 '기로'
국내 통신산업의 재편을 예고하는 '운명의 날'이 밝았다.
정부는 오늘 오전 중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자를 발표한다. 정보통신부는 오전 10시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에 사업자 심사결과를 상정한 후 최종 사업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 LG, SK 등 3개 컨소시엄 중 2개가 비동기사업자로 확정되는 한편 하나로통신을 축으로 한 한국IMT- 2000도 과락을 면하면 동기사업자로 최종 선정된다.
동기 및 비동기 IMT-2000 사업자 발표와 함께 선정업체들과 탈락업체간의 명암은 크게 엇갈리게 된다. 선정업체는 앞으로의 통신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티켓을 거머쥐는 반면 탈락업체는 미래 성장엔진을 잃게 된다.
무선 인터넷 분야는 앞으로 가장 높은 성장잠재력을 갖는 산업으로 평가된다. IMT-2000 서비스는 무선 인터넷 인구의 폭발적 증가를 효과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수단이다.
따라서 IMT-2000 사업권 획득 자체가 해당 업체에는 '천당행 열차'나 다름없다.
반면 탈락한 업체들은 통신산업에서의 위상이 크게 축소될 수 밖에 없다. 특히 비동기 사업권 경쟁에서 탈락한 업체들의 경우 외자유치 등 재무구조 및 구조조정 노력도 무위로 돌아가게 된다.
LG나 SK는 탈락할 경우 그룹 전반에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이들은 모두 통신사업을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육성키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따라서 IMT-2000 사업권을 잃는다면 장기적으로 그룹 전체가 크게 흔들릴 수 도 있다. SK의 경우 SK텔레콤의 지분을 해외에 매각, 그룹 구조조정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해외투자자들은 비동기식 IMT-2000 사업권 획득을 투자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비동기 사업권을 얻지 못하면 그룹 전반의 구조조정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국통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통은 국내 최고의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유선시장은 거의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유선시장은 포화상태로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한통이 비동기식 IMT-2000 사업을 추진한 것도 무선분야를 새로운 성장기반으로 육성해야 할 필요 때문이다. 따라서 사업권 탈락은 통신산업에서 차지하는 한통의 위상에 큰 타격을 안겨줄 수 있다. 게다가 사업권을 얻지 못하면 민영화를 위한 외자유치도 어려워지게 된다. 해외투자자들이 비동기 사업권을 얻어야 한통의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로통신이 중심이 된 한국IMT-2000은 현재 동기식 사업을 신청한 유일한 업체인 만큼 선정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탈락할 경우, 하나로통신은 내년 상반기 중 다시 동기식 사업자 선정에 참여할 계획이다. 하나로통신은 독자적으로 또는 비동기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기식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처럼 사업권 탈락이 해당 컨소시엄에 큰 타격을 줄 수 밖에 없어 탈락한 업체들은 심사 결과에 대해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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