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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3대 세습·핵실험… 체제 유지 몸부림 치는 북한

■ 극장국가 북한(권헌익ㆍ정병호 지음, 창비 펴냄)<br>■ 출구가 없다(조나단 폴락 지음, 아산정책연구원 펴냄)

아리랑축전에서 10만여명의 학생·여성·군인들이 카드섹션 및 대규모 매스게임을 연출하고 있다. 참여한 시민들은 이러한 행사를 통해 스스로가 국가의 메시지를 몸으로 대변하고 ‘일심단결’ 이라는 구호는 정신과 의식에 스며든다. /사진제공=창비



정권 정통성 확보 위해 의례·공연 등 과시 정치
군사 우선 사회주의 고집 "결국엔 자멸 깨달아야"


지난 12일 북한은 3차 핵실험을 통해 일부 진전된 핵기술을 과시했다. 바로 국경을 마주한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ㆍ일본ㆍ미국ㆍ러시아 등 전세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왜 북한이 불 보듯 뻔한 주변국들의 반발을 감안하면서까지 핵실험을 감행했을까. 최근 발간된 '극장국가 북한'과 '출구가 없다', 이 두 권의 책은 어떻게 북한이 세습국가 체제를 유지해왔는지, 왜 그들이 결국 핵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가를 보여준다.

먼저 '극장국가 북한'은 3대 세습체제로 들어선 북한의 정치체제를 봉건왕조의 연장이 아닌 현대적 카리스마 정치의 발현으로 본다. 극장국가는 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가 제시한 개념으로, 물리적 강제보다는 화려한 의례ㆍ공연 등 과시의 정치로 통치되는 국가를 통칭한다.

북한은 정권의 정통성 확보를 위해 20세기 초 항일무장투쟁을 자국 역사에 포함시킨다. 이렇듯 새로 쓴 역사는 서적을 넘어 음악과 연극ㆍ건축으로 증폭돼 생산된다. 대표적인 것이 아리랑축전으로, 외부적인 과시를 넘어 참여한 시민들 스스로가 국가의 메시지를 몸으로 대변하면서 '일심단결'이라는 구호가 정신과 의식에 스며든다.

또 냉전 종식 후 스스로가 소련을 대신해 미국의 패권에 맞설 유일한 적수임을 자처하며 홀로 '군사우선 사회주의'를 고집한다. 나아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체제의 핵심 전통인 현지지도를 통해 '선군사상'과 '총대철학'이라는 현대적 통치철학이 결국 이 '총대가문'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노력의 일환임을 보여준다.

저자들은 "내부의 위기와 외부의 위협은 극장국가적 요소를 더욱 강화시키겠지만 혁명적 카리스마는 필멸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며 "북한에 미래가 있으려면 극장국가로서 스스로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이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트리니티칼리지 권헌익 석좌교수와 한양대 정병호 교수가 함께 펴냈다. 1만8,000원.



'출구가 없다'는 미국의 진보적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외교정책 선임연구위원이자 아시아태평양지역 전문가인 조나단 폴락이 썼다. 이미 북한의 3차 핵실험 이전에 출간된 이 책에서 저자는 북한의 핵 관련 기술 및 자원상의 부족을 지적하면서도, 핵실험 감행은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 그 근거로 지난 2006년과 2009년처럼 이번에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도 후 유엔안보리 비난 성명, 곧 이어 핵실험 감행'이라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경제 및 에너지 원조국이자 정치적 지지자인 중국과의 관계는 가장 큰 걸림돌로 예상된다. 중국 측이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실제로 북한에 제재를 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며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고, 북한의 핵 보유를 향한 의지는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실제로 3차 핵실험이 실행됐다.

저자는 "자국을 피해자로 보는 민족주의적 시각이 북한의 정책 결정과정에 만연해 있고 북한 지도층이 보기에 이는 국내외 우선순위에 타당성을 부여하는 근거가 된다"며 "북한 지도층은 여전히 핵무기를 체제 정체성과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로 여기고 있다"고 단언한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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