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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책/7월 4일] 올 여름휴가는 농어촌으로

문화·자연 학습 프로그램 다양 <br>체험마을 활성화 적극 지원을

도시민들은 항상 고향을 그리워 한다. 가난이 싫어, 출세를 하기 위해, 공부하기 위해 고향인 시골을 떠나왔지만 어머니가 해주시던 맛있는 된장찌개와 논에서 메뚜기ㆍ개구리를 잡으며 뛰놀던 고향의 추억을 잊지 못하고 평생 간직하고 산다. 객지에 나와 고생하다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도시의 편리함보다는 맑은 자연의 공기와 먹거리가 몹시도 그리워지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국내에서는 몇 년 전부터 웰빙(well-being), 로하스(LOHAS), 슬로우 푸드(slow food), 다운 시프트(down shift), 에코(echo) 등과 같은 자연주의 라이프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 먹거리도 가능하면 친환경 제품을 찾고 도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일부러 산사에서 마련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찾기도 한다. 앞으로 미래주택의 가치도 얼마나 자연친화적이냐 하는 것이 집값을 결정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한다. 농촌을 찾아가 하룻밤을 묵으며 농촌생활을 체험하는 방송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에서는 유명 여배우들이 시골여행에서 겪는 해프닝을 소개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1박2일'이나 '패밀리가 떴다'와 같은 오락프로그램이 주말 가족시간대를 지키고 있다. 매연과 소음으로 둘러싸인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돌아가 쉬고 싶은 '에코투어'에 대한 도시민의 욕구를 대리만족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자연학습이나 농촌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찾는 가족단위의 관광객도 늘고 있는 추세다. 농어촌체험마을은 마을 주민들이 주체가 돼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농촌문화와 자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39가구의 90명이 채 안 되는 주민이 가족같이 어울려 살고 있는 청양군 '산꽃마을'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꽃사탕을 만들어보거나 옹기종기 소달구지를 타고 마을을 돌아보는 '워낭소리' 등 농촌체험 프로그램이 인기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숙박과 식사에 체험프로그램까지 20만원대면 충분할 정도로 알찬 여행지다. 사천시 '비봉내마을'은 육십년 이상 조림된 1만여평의 대나무 숲 속에서 사각거리는 대나무의 소리를 들으며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웰빙 휴양지다. 그밖에도 영동군 '비단강숲마을', 곡성군 '하늘나리마을' 등 이름도 독특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국내여행지가 곳곳에 숨어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 2일부터 4일간 양재동 aT센터에서 '2009 농어촌 여름휴가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전세계적인 불황과 경기위축으로 지갑이 얇아진 도시민들의 여름휴가를 농어촌으로 유치하기 위한 행사다. 그 배경에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사라져가는 농어촌의 자연을 지키고 지역의 경제와 문화를 살리기 위한 목적이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농어촌체험마을의 관광수익은 높지 않다. 우리나라의 관광수지도 매년 적자이니 당연하다 하겠지만 국내 여행을 찾는 외국인보다 해외로 나가는 한국인이 더 많은 현실이 슬프다. 가까운 이웃 나라 일본은 국내 여행을 모두 마친 후에 해외 여행을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민들의 국내 여행 사랑이 뜨겁다. 일본의 여행산업 규모가 연간 50조엔이 넘는다 하니 여행프로그램도 얼마나 다양한지 상상을 불허할 정도다. 그런 견지에서 최근의 경제위기로 도시민들의 국내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운영하고 있는 농촌ㆍ어촌ㆍ산촌 마을의 관광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켜 우리 국민들 누구나 가보고 싶은 농어촌 체험마을을 만든다면 그 자체가 자원을 활용하는 농어촌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심신휴양을 위한 '템플스테이(templestay)'에 외국인이 많이 몰리는 것은 우리가 가진 관광자원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학계나 정부ㆍ지자체는 농어촌체험마을 활성화를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 각기 다른 특성화된 국내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관광업계의 노력도 필요하다. 올 여름에는 비싼 돈 들여 외국에 나가거나 도심에서만 웰빙을 부르짖지 말고 천혜의 웰빙이 기다리는 우리 농어촌으로 여름 휴가를 떠나보는 게 어떨까. 고환율과 경기침체 등으로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는 도시민을 위한 먹거리ㆍ볼거리ㆍ놀거리가 풍부한 농어촌체험마을이 여름 휴가객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옥수수도 따고 산천어도 잡고 두부도 만들면서 도시민과 농어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농어촌마을은 도시민의 방문으로 수익에 보탬이 되고 도시민은 청정 자연으로 둘러싸인 고향 같은 곳에서 미꾸라지도 잡아보고 뗏목도 타면서 추억을 만들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 아닌가.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해외의 휴양지 이름보다 국내 농어촌 휴양지 이름을 더 많이 기억하는 국내 관광 대국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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