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계속되는 흑의 고전 제4보(71~100) 흑71은 이것이 최선. 제일감은 참고도의 흑1로 씌우는 것이지만 그것은 백2 이하 8까지 되어 좌변의 흑대마가 위태롭게 된다. 백74에 다시 75의 보강이 필요하고 82의 씌움에 또다시 83의 보강을 생략할 수 없다. 대마가 몰리면 이렇게 속절없이 수모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백은 좌변과 하변의 전투에서 흑을 최대한으로 괴롭히고 선수까지 뽑아 84로 달려갔다. 여전한 백의 페이스. 흑85는 어쩔 수 없다. 다른 방법으로 받고 싶지만 그 방법이 도무지 마땅하지 않다. 가로 받으면 나에 이용당하여 더욱 억울할 뿐이다. 86으로 걸쳐가는 자세도 좋고 88로 근거를 위협한 자세도 역시 좋다. 당구로 치자면 각도가 척척 나오고 있는 것이다. “태곤이가 혼나는군요.” 검토실에 들어온 최철한이 하는 말이었다. 잠시 모니터 화면을 들여다보던 최철한은 백90을 보고 다시 말했다. “아닌 것 같은데….” 그가 제시한 것은 이 수로 94의 자리에 휙 날아오르는 그림이었다. “정말 백이 그렇게 왔으면 아주 곤란 했을 거예요.” 송태곤이 복기시간에 한 말이었다. 하지만 실전의 진행 역시 흑이 거북하기는 마찬가지였는데….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3-0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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