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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4월 14일] 벤처붐과 자원개발붐

김대중 정부 당시인 지난 2000년~2001년경 벤처 붐은 말 그대로 ‘폭발’의 수준이었다. 코스닥시장이 폭등하면서 당시 모든 직장인들에게 ‘벤처투자ㆍ엔젤투자’는 퇴근 후 술자리의 ‘필수안주’였다. “내 친구가 모 벤처기업에 투자했는데 코스닥에 등록만 하면 10배는 기본이라고 하더라”, “나는 퇴직금 중간정산해서 벤처 투자에 ‘몰빵’했다. 어차피 월급쟁이 오래 못 할 것 같은데 벤처투자로 승부를 보려 한다.” 그러나 벤처 붐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코스닥시장이 폭락하면서 벤처기업들도 줄줄이 문을 닫았고 대박을 기대했다가 ‘쪽박’을 차게 된 투자자들 역시 입을 닫았다. 결국 당시의 핵심은 머니게임(투기)이었고 벤처는 이를 위한 수단이나 테마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비슷한 일이 최근에도 반복되고 있다. 자원개발ㆍ원유ㆍ가스ㆍ석탄ㆍ철광석 등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자원민족주의까지 겹쳐 자원개발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더욱이 이명박 정부가 자원개발을 ‘국가적 테마’로 선정하면서 정부는 물론 증시ㆍ업계가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자원개발 붐을 김대중 정부 당시의 벤처 붐과 연결지어 신중한 접근을 당부하고 있다. 벤처와 자원개발의 유사성은 성공하면 큰 돈을 벌 수 있지만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다. 벤처기업 100개가 새로 생겼다고 할 때 코스닥에 등록하는 기업은 몇 개나 될까. 10%만 등록할 수 있어도 성공이라고 본다. 자원개발 역시 리스크가 크다. 아무리 탐사 장비와 기술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10개의 석유탐사광구를 시추했을 때 2~3개 터지면 대성공이다. 만일 실패하면 그동안 쏟아 부은 돈은 모두 날리게 된다. 전문가들은 김대중 정부의 정책 실패도 강조한다. 장기적인 로드맵에 의해 꾸준히 추진돼야 할 과제를 정권의 단기적 성과 과시를 위해 조급하게 추진, ‘벤처 광풍’과 몰락을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자원개발 역시 비슷하다. 한 전문가는 ‘자원개발이라는 것이 시작부터 상업적인 생산단계 진입까지 짧으면 3~4년, 길면 20년까지 가는 장기 프로젝트가 많은데 정부가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면 벤처 붐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즉 벤처 붐처럼 자원개발이 실체분석과 리스크 관리를 무시한 ‘머니게임’ 양상으로 번질 경우 언제 ‘거품 붕괴’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분석인 셈이다. 경제는 탐욕과 공황의 반복이라고 했던가. 어느 수준까지의 탐욕은 경제의 ‘원동력’이지만 이를 넘어서면 ‘거품’이 생기게 되고 결국에는 ‘거품 붕괴’의 과정인 공황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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