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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공기보조금 '전략적 강공'

EU 대응 '수위조절' 주목..파국가진 않을 듯

미국이 에어버스 보조금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끝내 넘기기로 결정한 것은 정치와 경제가 복잡하게 얽힌 유럽연합(EU)과의 `기싸움'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롭 포트먼 미국 무역대표가 WTO 분쟁중재패널 구성을 요청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도 "협상으로 해결한다는 기본 입장이 불변"임을 강조한 것이 우선 그렇다. EU 집행위도 "실망했다"는 성명을 내기는 했다. 그러나 양측은 이후에 낸 공동성명에서는 "이번 마찰에도 불구하고 양자 및 다자간 무역협력 노력이 저해돼서는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측통들은 미국의 이번 조치가 `시간벌기' 전략인 것으로 본다. EU도 31일(현지시각) 어느 정도 `수위가 조절된' 대응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내다본다. 왜냐하면 WTO가 분쟁중재 패널을 구성할 경우 심리에 1년여가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측이 그 기간에 얼마든지 절충을 모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EU 집행위의 지난해 9월 16일자 내부 메모가 "항공기 보조금 문제가WTO에 갈 경우 미국과 EU 모두에 패소 판정이 내려지는 미묘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점을 상기시켰다. 당시는 미국이 WTO에 제소하기 전이다. 미국과 EU가 핵심 축을 이루고 있는 WTO를 난처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포트먼 대표가 "다자간 무역협력 노력이 저해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이런심적 부담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이번 강공이 EU의 내부 취약점을 노린 전략적 성격도 띤다고분석했다. 피터 만델슨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2단계 보조금 감축을 여전히 선호하는데반해 에어버스 보조금을 고집하는 EU내 강경 목소리는 보잉에 대한 미국의 보조가교묘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즉각 손보라는 상반된 입장임을 안다는 것이다. 피터 알제이어 미 무역부대표가 지난주 미 의회에 출석해 WTO로 돌아갈 "만반의준비가 돼있다"고 경고한 후 EU측에서 막판 `새제의'가 미측에 전달된 것도 이런 전략이 어느 정도 주효한 것으로 백악관이 판단할 것이라는 얘기다. 항공기 보조금 시비가 당초 에어버스의 초대형 A380에서 출발했으나 이제는 초점이 다른 쪽으로 옮겨진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A380이 이미 시장에 등장한 상황에서 보잉과 에어버스 양측이 새로운 `틈새시장'인 250명 내외를 겨냥한 중형기 싸움에 본격 돌입했다는 것이다. 보잉은 2008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250인승 보잉 787 `드림라이너'에 에어버스가 시비를 거는데 신경이 예민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 무역대표부가 WTO 이첩을 발표하기 불과 두시간여 전 에어버스측에서 "787이 턱없이 싼값에 덤핑되고 있다"고 주장하자 "턱없는 소리"란 보잉측 반격이 나온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얘기다. 보잉은 에어버스가 동종의 A350 개발을 추진해왔으나 아직까지 787처럼 사전 수주를 받지 못한채 이사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점도 감안해 초기부터 밀어붙인다는 전략이라고 관측통들은 분석한다. 미국의 강공 이면에는 백악관의 대 의회 유화 제스처 성격이 포함된게 아니냐는관측도 나온다. 백악관의 대중 환율 압력이 미진하다는 불만이 의회에서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항공기 보조금에 대한 백악관의 의지를 과시하는 정치적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또 에어버스 쪽에서 보잉 보조금을 시비하면서 미 항공우주국(NASA)을 통하는식으로 "보조금이 위장되고 있다"는 주장이 부상하는 것을 봉쇄하겠다는 계산도 들어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 공은 EU로 넘어갔다. EU라고 백악관의 이런 복잡한 계산을 모를리 없다. 그래서 31일 발표되는 EU의 대응이 어느 정도 `수위조절'될 것인지에 더욱 관심이모아진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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