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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1월 30일] 자원전문가를 모십니다

이달 초 우리공사의 상임이사를 뽑는 채용공고를 냈다. 상임이사들이 전원 공사 출신이니 내심 해외경험이 많은 전문경영인이 응시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전문가다운 외부전문가 응시자는 없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2010년 경력사원 공개채용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공사는 최근 자원개발사업을 급속히 확대하면서 인력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리스크 관리, 사업타당성 분석, 인수합병(M&A) 등의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신입사원뿐 아니라 관련 경력이 3년 이상인 자를 대상으로 전문직도 함께 채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류를 접수해보니 신입사원 경쟁률은 98대1인데 비해 전문경력직은 10대1 정도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전문직 중에는 합격하고도 입사하지 않은 이가 많다. 사회에서는 공기업이 인기여서 취업하기 어렵다는데 정작 우리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 고민이니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막상 들어오려고 보니 '처우'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지난해 공공기관 알리오 시스템에 공개한 공사 사장의 연봉은 8,900만원이다. 감사나 상임이사의 경우 7,000만원을 조금 웃돈다. 이 정도면 금융권 일반직원들의 평균 연봉보다도 낮다. 대기업 임원급의 연봉과는 비교조차 어렵다. 사명감이 없으면 맡을 수 없는 자리인 것이다. 최근 자원개발 인력은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한국의 자원개발 인력은 800명 정도로 보고 있는데 비해 일본은 3,500명이다. 미국이나 프랑스의 경우 1개 광업회사 직원수만 수천명이다. 그럼에도 자원개발 인력이 부족하다며 높은 몸값으로 서로 모셔가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호주 광산에서 접시닦이를 하는 노동자 연봉이 10만달러라니 세계적으로 자원개발 열풍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실감하게 한다. 정부도 인력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자원개발 특성화 대학, 자원개발 아카데미 등 인재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공사도 해외대학원, 지역전문가 교육, 실무연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전문가로 성장하기까지는 5~10년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당장의 목마름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공사는 앞으로 별도의 인센티브 부여 등으로 외부 전문가를 중간급이나 간부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공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보수를 하향 평준화하기보다는 고급인재에게 걸맞은 대우를 해줄 수 있는 유연성 있는 제도 마련이 더욱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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