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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스팸 숨바꼭질

정두환 기자 <정보산업부>

통조림 햄의 대명사로 불리는 ‘스팸(SPAM)’은 지난 1920년대부터 미국인들의 식탁에 중요한 메뉴 중 하나로 자리잡기 시작한 호멀푸드(Hormel Foods)사의 상품명이다. 당시 전세계적인 유통망을 갖춘 회사측은 ‘스팸’을 알리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광고에 집중, 브랜드 인지도 상승의 효과를 거뒀지만 소비자들로서는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광고 공해’에 시달려야 했다. 상업적 광고성 메일을 일컫는 ‘스팸 메일’은 바로 이 통조림 햄의 상품명에서 유래됐다. 정보통신부가 스팸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에 나선다고 한다. 이번 단속은 최근 e메일은 물론 휴대폰을 이용한 음란성 광고 발송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면서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정통부는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정통부의 스팸 대책과 단속은 3~4년 전부터 해마다 한두번씩 거르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과 휴대폰 보급 확산으로 온라인 마케팅이 중요한 수단으로 부각되면서 스팸 공해를 줄이려는 정통부와 발송자간의 숨바꼭질이 지루하게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스팸이 급증할 때마다 정통부는 과징금을 높이고 형사고발 조치까지 하는 등 처벌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그리고 집중단속으로 일시적인 스팸 감소 현상이 나타나면 “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정책 홍보도 곁들인다. 하지만 정통부를 신뢰하는 인터넷 사용자들은 드물어 보인다. 여전히 매일 아침 출근하자 마자 e메일을 열어 ‘쓰레기’를 청소하고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음란 문자 메시지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정통부는 “4월부터는 휴대폰 스팸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전화ㆍ팩스 광고에 수신자 사전동의를 얻도록 한 ‘옵트인(Opt-In)’제도를 도입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처벌을 강화한다고 스팸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정통부 자체 조사결과 처벌 강화로 e메일을 이용한 불법 스팸 메일은 크게 줄었다며 한때 근거 수치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은 스팸 천국이다. 특히 해외에서 오는 스팸 메일에는 아예 무방비 상태다. 이 때문에 이제 처벌 강화라는 사후 대응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왜 아예 인터넷이나 휴대폰 가입할 때 처음부터 스팸을 차단하도록 하지 못하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는 한 네티즌의 지적을 정통부는 신중하게 고려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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