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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3월 6일] '한국 때리기' 논하기 전에

2차 금융위기 발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의 ‘한국 때리기’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외신의 이 같은 보도행태에 대해 한편에선 국제적 시각에 대한 우리 금융시장의 내성을 우려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영국 채무부터 걱정하라’는 비아냥거림도 쏟아져나오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초일류’로 거듭난 우리 주요 기업들이 전세계적인 해고와 감산의 광풍 속에서도 가장 굳건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감안할 때 억울한 부분이 적지 않다. 이들의 시각을 전세계 각국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무시하고 지나치기도 힘들다. 외신들의 한국 때리기는 금융위기 초반인 지난 2008년 초까지 거슬러 올라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위기 진원지인 미국의 달러화가 전세계 통화 대비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유독 원화만이 원화 약세 기조 표명 등으로 동반 폭락을 지속, 이른바 ‘투자 심리’에 금이 갔다. 외신들이 한국 경제에 대해 삐딱한 시선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 그즈음으로 기억된다. 비록 금융위기가 아시아 등으로 번진 지난해 중반 이후부터 한국이 아시아 각국에 비해 가장 위기에 강한 구조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들의 시각은 ‘10년 전 위기의 주인공’이라는 데서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우리 정부가 아직 내수부양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아 각종 경제지표에서 한국의 강점을 두드러지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우리와 비교되는 일본ㆍ대만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은 이미 전국민을 대상으로 현금 지급이나 쿠폰 발행 등 적극적인 소비부양에 나서면서 분위기 반전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10년 전 위기를 통과하며 우리가 얻게 된 자산은 적지 않다. 현대자동차 북미법인의 ‘해고 마케팅(구매 뒤 해고시 차 회수)’은 관련 비용이 보험 처리돼 현대차가 분담할 자금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며 선진 각국에 충격을 줬다. 멀리 갈 것도 없이 1980년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영국이 금융 외 제조업 대다수를 해외에 매각, 이번 금융위기 이후 국가 붕괴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의 각 기업 부문은 구조조정을 통해 놀랍도록 일류화에 매진하며 ‘위기형 모델’의 한 획을 긋고 있다. 일본 및 미 금리 연동 국가를 제외할 때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 제 기능을 하는 첫번째 금융시장으로 오는 9월 FTSE선진시장지수에 편입된다. 차익 실현과 환트레이딩에 나선 그들이 가장 먼저 돌아올 곳도 이쯤 되면 분명한 셈이다. 전세계가 어려운 국면을 지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놀랍도록 강해진 우리의 체질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본다. 지나친 우려도, 지나친 냉소도 적절하지 않은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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