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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빅딜업체] 자금난 위험수위
입력1999-12-01 00:00:00
수정
1999.12.01 00:00:00
한상복 기자
일부 은행이 지난 10월 이후 만기가 돌아온 여신을 가차없이 회수하고 있는 가운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마저 공격대열에 가세했다. 특히 만기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은 물론 외화지급보증까지 결제를 요구하는 금융사들이 늘어나면서 이들 기업의 원료구입자금이 바닥을 보이는 등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1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투신권과 은행들은 삼성과 현대의 유화빅딜이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않자 지난 10월부터 만기여신 연장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금융권이 만기연장 거부를 통해 지난 2달 동안 회수해간 자금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업체의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과 외환은행만이 만기자금을 연장해주는 등 덤터기를 쓰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화빅딜이 무산될 경우 이들 기업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적용이 불가피하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여신규모가 클수록 출자전환을 비롯한 부담이 늘어나므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신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업체 관계자는 『만기자금을 모조리 회수해가면 영업을 하지말란 이야기냐』며 『은행들이 국가적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는 빅딜을 지원하지는 못할 망정, 얌체짓을 하며 훼방을 놓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은행의 경우 수입신용장 개설까지 거부하고 있어 원료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기업 가치가 훼손돼 빅딜이 난항을 겪을수록 그 부담은 채권단 전체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종합화학 등은 최근 청와대와 주채권은행에 공문을 보내 각 금융사들의 무분별한 여신회수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최근 세계 유화경기가 살아나고 있는데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데 금융권이 이처럼 제 몫 챙기기에만 관심을 쏟는다면 국가적 이익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복기자SBH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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