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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CDS시장, 금융위기 새 뇌관으로 부상

신용경색 심화따라 AIG 36억弗등 손실 '눈덩이'<br>시장규모 45조弗 불구 관리감독도 제대로 안돼<br>부실 현실화땐 폭발력 커 "서브프라임 능가할듯"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이어 이번에는 크리디트디폴트스와프 시장이 부실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시장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파생금융상품이 거꾸로 시장을 파국으로 내모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세계최대 보험사인 AIG가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ㆍCredit Default Swap)에 대한 회계 오류로 엄청난 손실을 봤다고 발표하면서 이 파생상품의 부실이 서브프라임 부실을 능가하는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CDS는 채권 투자자가 발행기업의 부도로 원리금을 돌려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가입하는 일종의 신용 보험이다. 채권 투자자들은 회사채나 자산담보부증권(ABS)을 인수할 때 신용 위험에 대해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보험료를 은행이나 보험회사 등 금융기관에 지불하게 된다. 금융기관은 프리미엄을 받은 대가로 만일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 부도날 경우 원리금을 대신 갚아주는 구조다. CDS는 투자자들이 회사의 부도 위험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주로 헤지펀드들이 시장의 리스크를 판단하기 위해 매입한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은 재임시절 "CDS는 파생상품시장의 모든 위험을 제거해 줄 수 있는 금융시장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라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파생상품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리라고 믿었던 CDS시장의 부실 우려가 신용시장의 리스크를 오히려 높이고 있다. 기업 부도율이 높아지고, 은행들의 자산상각 규모가 커지면서 CDS 시장이 파산 위기에 처한 것이다. CDS의 손실이 현실화될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처럼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을 강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CDS의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시장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인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업들의 채무불능 사태 증가에 따른 CDS 손실이 2,500억 달러나 그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미국 AIG는 CDS의 가격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해 이 상품에서만 36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글로벌 금융 회사들이 하나 둘씩 CDS 손실에 노출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 하고 있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로 신용시장의 경색이 심화되면서 CDS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CDS에 대한 시장의 정확한 가치 산정이 이뤄지지 못하면 이를 만들고 거래하는 은행, 보험사, 헤지펀드들의 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상업 은행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3ㆍ4분기 현재 25개 은행들이 CDS 발행시장에 참여하고 있는데 그 규모는 14조 달러에 이른다. JP모간체이스가 7조8,000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의 CDS를 보유하고 있으며 씨티은행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각각 3조 달러, 1조6,000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무디스 등 신용평가 회사들이 채권보증회사(모노라인)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역시 CDS시장의 부실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모로라인들이 CDS 발행 및 채권 보증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최근 금융기관 부도위험 비용을 반영하는 CDS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문제는 CDS가 금융당국의 감독을 전혀 받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다. CDS 상품의 가입자와 판매자는 모두 계약체결 이후 이 권리를 자유롭게 제3자에게 되팔 수 있기 때문에 최초의 상품 가입자는 특정시점에 프리미엄을 누가 내는지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인수한 채권의 부도로 원리금을 돌려 받으려 해도 보험금을 지급할 회사를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마치 태풍으로 집을 잃은 주택보유자가 어떤 보험회사를 찾아가 보험금을 받아야 할지를 알 수 없는 경우와 같다고 비유했다. 지난해 여름 신용경색 사태이후 이뤄진 CDS 거래 가운데 14%가 최초의 계약자를 찾지 못하는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시장 경색이 심화되면서 신용위험(크레디트 디폴트)를 서로 팔고 다시 되파는 일종의 '폭탄 돌리기'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애널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패럴 최고경영자(CEO)는 "CDS 시장은 감독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데다 기준도 명확하게 정립돼 있지 않다"며 "감독을 받지 않는 시장이 어떻게 감독을 받는 금융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울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거래상의 특징 때문에 현재 CDS 시장의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NYT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지난 2000년 9,000억 달러에 불과했던 시장이 최근 45조5,50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미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보다 3배 이상 큰 규모이며 미국 뉴욕증시의 시가 총액인 21조9,000억 달러의 2배에 육박한다. 모기지 채권시장 7조1,000억 달러의 6.5배, 미국 재무부 채권(TB) 유통시장 4조4,000억 달러의 10배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경기호황으로 기업들의 부도건수가 급감하는 가운데 금융 기관들이 수수료 수입을 올리기 위해 CDS를 쉽게 발행해주면서 시장 규모를 급속도로 키웠다. 더구나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데다 그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만일 부실화 될 경우 그 폭발력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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