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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12월 6일] 속으로 병드는 지방 건설시장

아파트 분양시장의 기존 패턴과는 다른 현상들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분양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반면 부산ㆍ광주 등 지방에서는 연일 순위 내 마감과 높은 계약률 행진을 거듭 중이다. 돈이 넘치고 수요층이 탄탄한 수도권이 살아나야 지방에도 햇살이 드는 일종의 '캐스케이드(Castade) 효과'가 무색하다. 부산 당리 푸르지오, 해운대 자이, 다대 푸르지오 등이 연일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으며 광주 수완지구에서 중견 건설사인 이지건설이 분양한 이지더원 역시 순위 내 마감 기록을 세웠다. 이전대상 부처 공무원들의 무관심 우려를 낳았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세종시 첫 마을 아파트 역시 전주택형이 입주자를 채웠다. 이 같은 분위기에 일부에서는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던 지방 건설시장이 살아난 게 아니냐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분양시장'만으로 시장이 살아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건설사들의 분양성적표만 빼고 나면 정작 지표는 암울하기만 하다. 한국은행의 최근 발표한 지방경제 동향을 보면 지난 3ㆍ4분기 제조업 생산증가율이 12.6% 오른 반면 건설 수주액은 -19.2%로 오히려 2ㆍ4분기 -9.3%보다 더 악화됐다. 대표적인 선행지수인 건축허가면적 역시 2ㆍ4분기는 30.1% 증가에서 3ㆍ4분기 19.5% 감소로 급격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건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분양 성적만 놓고 본 착시현상인 셈이다. 최근의 분양 호조도 따지고 보면 대부분 서울 소재 대형 건설사들의 잔치일 뿐이다. 이미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각 지방을 대표하던 건설사 상당수가 문을 닫았고 남아 있는 업체들조차 일감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10월 한 달간 부도를 낸 지방 건설사만 해도 25곳에 이르러 지난해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북지역 대표업체 중 하나인 엘드건설이 부도를 맞았으며 부산에서 대규모 아파트 개발사업을 벌이던 영조주택도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여기에는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발주 감소도 원인이 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내년의 경우 신규 도로건설 예산이 전무한데다 현재 진행 중인 계속사업 역시 예산 부족으로 지연이 예상되고 있어 지방 건설사들의 일감 부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최근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계기로 중소, 특히 지방 건설사에 대한 금융권의 대출이 사실상 끊겼다는 점이다. 일부 대형사의 아파트 분양성공은 먼 나라 얘기일 뿐,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 지방 건설사들이 처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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