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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자산시장 결산] 주식

위기딛고 V자반등… 장기투자자 '고진감래'<br>풍부한 유동성·실적 호전 타고 높은 수익 결실<br>삼성전자·현대차등 수출주 최고 3배이상 올라



고진감래(苦盡甘來). 최근 2년간 주식시장 상황을 잘 대변하는 말이다. 증시는 지난해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바닥을 알 수 없는 하락세를 연출했지만 올 들어서는 풍성한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힘찬 반등세로 돌아섰다. 증시가 1년 만에 '보란 듯이' V자형 반등에 성공하자 '대다수 사람들이 주식을 팔면 사야 한다'는 투자 격언을 실천한 사람들은 엄청난 대박을 터뜨렸다. 특히 올해 초 주식이나 주식형펀드에 투자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두 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주가가 반등하자 주식을 서둘러 처분한 사람들은 땅을 치며 후회해야 했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부화뇌동하지 않고 '줏대'를 지킨 장기 투자자들은 함박웃음을 터뜨린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친 셈이다. 이는 기관투자가도 마찬가지다. 외국인들은 연초부터 적극적인 주식 사재기를 통해 상당한 투자수익을 올린 반면 연기금 등은 주가가 반등하자 매도에 치중, 주가상승에 따른 혜택을 누리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V자형 반등 성공…수출주 두각=이달 25일 현재 코스피지수는 1,682포인트로 지난해 12월30일에 비해 49.6%나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닥지수도 332포인트에서 510선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말 1,000만원을 유가증권시장 인덱스 상품에 투자했다면 1년 사이에 500만원가량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일부 개별 종목의 경우에는 두 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사례가 수두룩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전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초토화됐던 증시가 금융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기업들의 실적도 호전되자 급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주식투자자 입장에서는 '위기'가 '기회'로 바뀐 셈이다. 같은 주식투자자들 가운데서도 대형주와 중 · 소형주 가운데 어떤 것을 골랐느냐에 따라서 수익률에서 상당한 차이를 냈다. 시가총액 100위 이내의 대형주지수는 지난해 말(1,094포인트)에 비해 48% 상승했다. 그러나 시가총액 300위 이하의 소형주지수는 53%나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형주는 같은 기간 41%의 상승률을 기록해 가장 낮았다. 주요 업종수익률을 보면 투자자들의 희비가 크게 갈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는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순매수에 힘입어 특히 수출주들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삼성전자 등 굵직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포진한 전기전자업종지수의 경우 1년 사이에 무려 84%나 급증하며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동차가 속한 운수장비 지수 역시 65% 급등했다. 그러나 전기가스와 통신 등 경기방어주들은 제자리를 지키거나 오히려 하락하면서 상승장서 소외됐다. ◇끈기 있는 '뚝심투자' 큰 결실=올해 코스피지수는 급반등에 성공했지만 이에 따른 과실을 온전히 취하기에는 만만치 않는 장세였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초부터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컸던 만큼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금융투자 상품에 자금을 투입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도 미국 금융회사의 파산이 이어졌고 원 · 달러 환율 등 외환시장 불안, 더블딥 우려 등이 내내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했다. 심지어 지난달 말에 두바이 사태까지 터지는 등 올해도 금융 불안 리스크는 지루하게 이어졌다. 올해 외국인은 32조원에 달하는 지속적인 순매수를 단행했지만 개인들의 경우 증시에서 2조원가량의 순매도를 보였다. 펀드시장에서도 올해 국내외 펀드에서 모두 9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환매됐다. 하지만 이 같은 증시 리스크를 이겨내고 꾸준한 장기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얻은 수익은 엄청나다. 특히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금융위기 과정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 수출주에 투자한 경우는 더욱 그렇다. 삼성전자는 1년 사이에 40만원대에서 거의 80만원대까지 올라섰고 현대차는 무려 3배 이상 급등했다. 반면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전기가스와 통신주들은 보합 또는 되레 하락세를 보여 올해 주식 재테크는 결국 수출주의 압도적인 승리로 마감하게 됐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올해는 연초부터 경기회복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잡음이나 우려가 있었던 만큼 투자의 일관성을 갖고 증시에 참여하기가 힘들었던 한 해였다"며 "줏대 있는 투자자는 큰 수익을 거뒀겠지만 그렇지 않고 많이 흔들렸던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지수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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