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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 … 유럽경제 암울

EC 올 성장률 -0.4% 전망<br>ECB 추가 양적완화도 난항<br>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

유럽집행위원회(EC)가 3일(현지시간)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성장률 전망치를 더 낮추며 2년 연속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이 전날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인 제약 탓에 또다른 카드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 각국 정부가 긴축재정에 손발이 묶여 경기부양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한 소방수인 ECB마저 정책 제약을 받으면서 유럽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3일 EC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0.4%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전망치 -0.3%보다 하향된 것으로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0.6%를 기록한 유로존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EIU는 한술 더 떠 "-0.4%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0.7%로 제시하는 등 경기전망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하지만 ECB가 2일 내놓은 기준금리 인하, 단기자금지원(MRO)ㆍ장기대출(LTRO) 연장안이 경기회복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마리오 드라기(사진) ECB 총재가 호언장담한 추가 조치에 대해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 내 독일 관료들의 반대 때문에 추가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독일 출신의 외르크 아스무센 집행이사회 임원은 기준금리 인하에 반대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도 기준금리 인하에 찬성표를 던지면서도 시중금리 인하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아스무센의 의견에 동의했다고 FT가 전했다. ECB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독일 출신의 임원 2명 모두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추가 금리 인하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독일 내의 반대도 ECB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날 독일은행연합회는 ECB의 금리인하에 대해 "예금자들이 또다시 타격을 입으면서 예금 감소로 이어져 은행 안정성을 해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9월 총선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 같은 국내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드라기 총재가 "ECB로 들어오는 예금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부작용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ECB가 막대한 돈을 풀었지만 정작 시중은행들은 돈을 굴릴 데가 없자 역내 중소기업에 대출해주는 게 아니라 ECB에 자금을 다시 예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악순환을 깨기 위해 은행 예치 자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매겨 기업과 가계로 유동성을 돌리겠다는 게 드라기 총재의 의도지만 유로화 가치 급락만 부를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은행들이 ECB의 의도대로 역내 대출을 확대하기보다는 유로화를 팔고 다른 자산을 사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유로화의 가치는 드라기의 발언 이후 요동치다 달러 대비 1%나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아울러 드라기가 중소기업들을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발언도 비판에 직면했다. ABS는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사태의 진앙지로 지목 받고 있다.

당시 미국 은행들은 비우량 주택저당 대출을 담보로 ABS를 발행하고 또다시 이를 담보 삼아 각종 파생상품을 만들었다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담보대출이 부실화하면서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다수의 금융계 종사자들도 "ECB가 ABS 투명성을 향상해 상품을 출시할 수 있겠으나 결국 필요한 것은 중소기업 대출을 위한 수준 높은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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