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26년래 최저치 하락 '환율 전쟁' 美·EU·中 날카로운 신경전 김정곤 기자 mckids@sed.co.kr 미국 달러화 가치가 13개 세계 주요 통화에 대해 26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하며 하락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ㆍ중국 간 환율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뜩이나 고유가 악재가 겹치면서 통화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유럽은 시장에 개입해서라도 적정 환율을 유지할 태세다. 미국과 유럽의 위안화 절상 공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보유외환의 포트폴리오를 바꾸겠다며 서방 양대 진영에 팽팽히 맞서고 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8일(현지시간)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유로화는 잔인할 정도로 강세(brutal move)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전혀 반갑지 않은 현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CB 총재의 격한 발언은 그동안 유로 강세를 용인해온 기조에서 벗어나 시장 개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EU 맹주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미국 의회에서 "달러화 약세를 막기 위해 미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고 밝혀 미ㆍ유럽 간 환율전쟁을 예고했다. 미국도 위안화의 신속한 절상을 촉구하며 연일 중국을 비난하고 있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9일 뉴욕에서 "중국은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기대와 표준에서 더 벗어나고 있다"며 "중국은 지금보다 훨씬 유연한 환율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선진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지난 10월19일 미 워싱턴에서 중국 위안화를 겨냥, "환율은 자율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압박했다. 중국도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적 압박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달러화는 이미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을 잃었다"며 1조4,000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외환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실력행사에 나설 것임을 경고했다. 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당 1.4677달러를 기록, 유로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으며 영국 파운드에 대해서도 파운드당 2.1117달러에 거래돼 1981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7.4172위안으로 사흘 연속 최고치를 경신해 7.4위안선이 위협 받고 있다. 입력시간 : 2007/11/0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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