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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실적 평가는 시장이 한다

김민형 기자 <생활산업부>

초저가 화장품 업체 더페이스샵이 28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것과 관련, ‘미샤’의 에이블씨엔씨가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하는 등 실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더페이스샵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ㆍ영업이익 등 실적면에서 더페이스샵이 선발 주자인 에이블씨엔씨를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에 대해 에이블씨엔씨는 기업을 공개하지 않은 회사의 실적 발표는 믿을 수 없다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해 매출액은 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공격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매출액은 패션 업계의 관례상 소비자가 기준으로 매출을 산정해 오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올 상반기 실적 발표는 공급가에 기반한 것이라며 “근거 없는 경쟁업체 폄훼를 그만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페이스샵이 지난해 소비자가를 기준으로 기업의 매출액을 산정하는 상식 밖의 실수를 범한 것은 사실이다. 이는 어떠한 변명으로도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을 기만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또한 경쟁 회사의 잘못된 실적 계산법 때문에 심기가 불편한 에이블씨엔씨의 입장도 일견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상대회사의 실적발표 내용을 단순히 상장ㆍ등록하지 않은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부정확한 일부 데이터에 근거해 의혹을 제기하는 것 역시 옳지 않다. 실제로 기자와의 통화에서 에이블씨엔씨의 한 관계자는 “상대 회사의 확실한 매출ㆍ이익 등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확실히 ‘틀리다’ 혹은 ‘맞다’를 얘기하기는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기업의 실적 발표는 신뢰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다. 실적을 부풀린 기업은 ‘믿을 수 없는 회사’로 낙인찍혀 철저히 외면당하고 부도덕성에 대한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같은 평가는 경쟁 회사가 아닌 소비자와 투자자, 즉 시장이 한다는 것이다. 더페이스샵은 스스로 인정한 ‘실수’에 대해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사과를 하고 심판을 받아야 한다. 또 에이블씨엔씨는 경쟁 기업을 존중하는 마음자세를 갖추고 후발주자에 선두자리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한 원인을 냉철히 분석해야 할 것이다. 이제 막 꽃피기 시작한 초저가 화장품시장이 업계의 자중지란으로 좌초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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