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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선박 한진 톈진호가 소말리아 해역에서 피랍되는 등 소말리아 해적들의 기세가 꺾이지 않은 가운데 이들이 무장할 수 있는 자금 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몸값이 소말리아 해적의 1차적 돈줄. 그러나 이들에 뒷돈을 대고 투자금을 배당으로 받는 ‘비즈니스형 유착고리’가 형성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21일 분석했다. 뒷돈을 대는 투자자의 실체는 베일에 쌓여있으나 마약ㆍ무기판매 등 이른바 ‘검은 돈’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검은 돈은 미국을 비롯한 사법당국의 집중적 표적이 돼 금융거래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금으로 소말리아 해적과 거래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말리아에 둥지를 튼 해적조합들이 미리 계획한 납치 계획을 투자자들에게 공개하고 투자자금을 모집한 뒤 인질 몸값을 받으면 투자자들에게 투자 비중에 따라 수익을 배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적 조합들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기업공개(IPO)를 하고 있는 셈ㅇ;다. 게리 러프헤드 해군참모총장은 “해적활동은 이제 비즈니스와 다름없다”며 “날로 늘어나는 몸값이 해적시장을 키우고 있고 해적들은 투자자금을 선박, 무기, 선박 탐지 전자 기기 장비들을 구입하는 데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해적에 뒷돈을 대는 ‘검은 투자자’들은 해적들의 납치 활동 건수가 갈수록 증가하고 덩달아 인질 몸값 규모도 늘어나자 더욱 군침을 흘리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에 전세계에서 총 142건의 해적 공격이 있었으며 총 344명으로 인질로 잡아 몸값 협상을 시도했다. 이는 1991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로 최고수치다. 인질 한 명당 평균 몸값도 지난 해 540만 달러를 기록해 5년 전 15만 달러 대비 36배나 치솟았다. 인질 몸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해적 피랍에 노출된 선박회사들이 보험료를 지불하는 것 보다 해적들에 몸값을 갖다 바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통신에 따르면 2010년 선박회사들이 지불한 해적 피랍 피해 대비 보험료는 120억 달러에 달한 반면 인질 몸값으로 지불한 비용은 2억 3,8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여기에 해적들이 투자자들의 구미를 끌기 위해 활동 반경을 넓히며 전 보다 더 많이 선박을 급습하고 투자자들도 수익을 내기 위해 해적들의 돈줄이 되길 자처하면서 해적 시장이 더욱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제사회가 지금의 해적 감시 및 색출 활동에 더해 해적들과 투자자들 사이의 관계를 단절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앤드류 샤피로 미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는 “다양한 국제포럼을 개최에 국제법으로 해적을 처벌하도록 국제사회가 합의하고 해적활동으로 이득을 보는 기구나 집단들까지 색출해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샤피로 차관보는 이어 “선박업계도 위험지역에서 최고 속도로 달리는 등 안전 규정을 준수해 스스로 해적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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