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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짱의 미소가 그립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삶을 고통의 바다에 비유한다. 대다수 한국인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힘겹게 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마저 청와대 생활과 관련, “답답하고 큰 감옥에 갇힌 기분”이라고 실토했다. 그는 지난달 화물연대 파업에 이어 18일 조흥은행 파업, 19일 한국노총 공공 부문 총파업 출정식, 21일 전교조 연가투쟁 등 갈수록 커지고 있는 집단이기주의에 시달려 청와대가 천국보다는 감옥으로 느껴질지 모른다. 이해집단 당사자들은 사회적 갈등문제를 풀기 위해 토론공화국을 표방한 노 대통령과 담판을 짓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갑갑한 심정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 취임의 기쁨을 누린 지 4개월도 되기 전에 영광보다는 상처투성이로 전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의 국정운영능력을 걱정하고있다. 이 같은 원인은 대통령 본인이 제공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그는 당선자 시절부터 조흥은행 노조를 방문한 데 이어 평검사와의 TV토론, KBS사장인사 파동과 관련, KBS 노조와 직접대화 등 최고권력자가 나서도 되지 않을 일에 직접 뛰어들어 힘을 너무 뺐다. 최고책임자의 언행은 파급효과가 무척 크다. 국가 최고경영자(CEO)의 가벼운 행동과 냉소적인 표현은 구성원의 사기에 치명적이다. 대통령이 권위를 상실할 경우 국가 비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의 오만하고 거친 표현이 국민을 실망시켰다. “여론의 평가에 신경쓰지 않고 성공한 대통령은 내가 평가하겠다(전국 세무관서장 초청 특강). 말하기 민망스럽지만 신문만 안 보면 다 잘되고 있다(정대철 민주당 대표와 회동). 대통령직을 못해 먹겠다는 생각이, 위기감이 든다(5ㆍ18행사추진위원회 간부들과의 오찬 자리). TV를 부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도 있었다(KBS 공사창립 30주년 기념일 리셉션).” 이 같은 노 대통령의 발언을 접한 국민들의 심정이 어떨까. 지난 대선 당시 보여준 노짱의 미소가 그립다. 이제 노 대통령은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국가이익 차원에서 잘 다듬어진 언어를 구사해야 할 때다.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처럼 믿음을 주는 지도자로 거듭나기 위해 참선 또는 묵상하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했으면 좋겠다. 노 대통령이 존경한 링컨이 내각을 구성하면서 자신을 가장 미워한 에드윈 스탠턴을 국방부 장관에 기용했으며 자신을 원수로 생각했던 남부인들을 화해와 용서ㆍ사랑으로 끌어안았다. 노 대통령은 소위 `코드`가 맞지 않는 국민들과도 더불어 국정을 이끌어가야 하지 않을까. 대통령이 포용력을 갖고 국민적 에너지를 바탕으로 경제를 살리면 비판세력이 먼저 품으로 들어온다. 반면 `노짱`을 싫어한 국민들도 대한민국 대통령인 노무현 지도자가 잘하도록 애정을 갖고 협력해야 한다. 대통령이 잘해야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국민생활이 풍요로워진다. 요즘 고교 이과 수험생들은 한의대와 의대 합격자 숫자에 따라 명문고 서열을 가린다. 그러나 선망의 대상인 의학도의 길은 순탄하지 않다. 동양의학의 명의(名醫)로 유명한 김남수(88)옹이 어느 날 기자에게 “남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사실 나는 감옥살이를 한 기분”이라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50년 이상 침과 뜸으로 중풍과 당뇨병ㆍ고혈압ㆍ관절염 등 난치병과 싸우고 있다. 그는 한국과 중국ㆍ일본에서도 널리 알려진 명의다. 그런데도 자신의 침술능력을 과신하지 않고 침과 뜸의 효능에 공로를 돌린다. 환자들은 김옹을 `용한 분`이라며 태산 같은 중병일지라도 단박에 치유되기를 기대한다. 중병은 치료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명의지만 난치병 환자를 하루에 50명 가까이 상대한다면 그 생활이 감옥살이가 아니고 무엇일까. 하지만 그는 환자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치료하기 힘든 환자일지라도 애정어린 눈길과 희망어린 말을 들려준다. <황인선(정치부장) h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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