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박물관 중 하나인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28일(현지시간) '황금의 나라, 신라' 특별전 개막행사를 가졌다. 서구의 유명 박물관이 신라 미술만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회는 기획 단계부터 무려 5년이 걸렸고 반가사유상의 훼손 가능성에 국외 반출 논란 등의 우애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날 오전 미디어 행사에는 미국ㆍ일본ㆍ중국 등 100여명의 기자가 몰렸고 오후 특별회원 전시에도 500여명이 참석했다. 박물관 측은 기부금을 내는 회원 등을 상대로 1주일간 전시회를 연 뒤 다음달 4일부터 내년 2월23일까지 일반에도 공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반가사유상을 비롯해 대표적인 신라 금관인 황남대총 북분 금관(국보 191호)을 포함한 국보 10점, 보물 14점 등 금제 장신구와 희귀 공예품, 불교 미술품 등 130여점이 선보인다. 전시품들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의 소장품이다.
토머스 캠벨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장은 "신라의 눈부신 예술문화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며 "아름답고 풍부한 역사를 자랑하는 신라의 유물들은 미국 관람객에 생경했던 한 왕국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영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큐레이터는 "최소 1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시실은 왕족ㆍ귀족 무덤의 출토품, 신라에 유입된 외국 유물, 불교 미술품 등 3개 코너로 구성돼 신라의 수도 경주에서 직접 '1,000년 왕국'의 유물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특히 왕관 유물은 모든 나라를 통틀어 10개 남짓에 불과한 만큼 신라 금관은 화려함과 정교함ㆍ우아함으로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미 월간 미술전문 잡지인 아트뉴스의 로빈 셈발레스트 편집 담당임원은 "신라 문화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고 황홀하다"며 감탄사를 연발한 뒤 "신라 귀고리의 정교한 디자인에 놀랐고 (황남대총 북분 금관, 반가사유상, 철불좌상왕관 등) 왕관과 불상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이번 전시회는 삼성전자 후원으로 성사됐다. 또 삼성은 생생한 화질로 석굴암의 건축 과정을 보여주는 울트라HD TV '85S9', 신라 유물을 돋보기로 보듯 세세하게 볼 수 있는 삼성미술관 리움의 디지털 인터랙티브 솔루션인 '리움(Leeum) 디지털 돋보기' 등 첨단기술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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