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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17일부터 교통혼잡세 시행, 지구촌 주요도시 ‘경제효과’에 촉각
입력2003-02-16 00:00:00
수정
2003.02.16 00:00:00
최윤석 기자
교통 혼잡세는 과연 길거리에서 낭비하는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얼마나 줄여줄 수 있을까.
런던시가 17일부터 런던 중심가를 통과하는 모든 자가용 승용차에 대해 하루 5 파운드에 달하는 교통 혼잡세 징수를 시작함에 따라 전세계 주요 도시들의 이목이 이에 집중되고 있다. 각국 도시들은 교통 혼잡세 징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정치적인 저울질과 시민들의 반대 여론을 우려해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 국가의 경우 교통 체증으로 길거리에다 쏟아 붓는 시간과 기름 등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국내총생산(GDP)의 4%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텍사스 A&M 대학에 따르면 지난 97년 미국의 교통 혼잡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720억 달러로 GDP의 3.7%를 차지했다.
런던은 이번 교통 혼잡세 징수로 교통량이 약 15% 줄어들고, 이동 시간도 최고 30%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켄 렉싱턴 런던 시장은 “이동 시간이 단축되는 등의 효과가 가시화될 경우 세금 징수에 거부감을 갖고 있던 이용자들의 불만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렉싱턴 시장 스스로 `도박`이라고 인정할 만큼 강제적인 교통 혼잡세 징수는 많은 위험을 안고 있다.
먼저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도에 대한 신뢰가 급속히 떨어지면서 교통 혼잡세 정책은 오히려 반감만 키울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교통 혼잡세를 피하려는 차량으로 인해 중심가 주변 도로에 대한 체증이 심화되고, 교통 혼잡세가 징수되는 시간대(오전 7~오후 6시 30분)를 전후에 차량이 대거 몰리는 부작용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여기다 교통 혼잡세 징수가 서민들의 생활고만 가중시킨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영국의 교통 전문가인 굿윈 박사는 “이번 경우처럼 광범위하게 교통 혼잡세가 징수되는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에 따라 유럽 주요 도시 뿐 아니라 도쿄나 홍콩 등 아시아 지역까지 이번 실험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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