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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96증시 결산/경기부진·수급악화 이중악재에 발목
입력1996-12-24 00:00:00
수정
1996.12.24 00:00:00
임석훈 기자
◎1년내내 「침체의 늪」 맴돌아/정부 부양책·OECD가입 등 호재도 잠시/991P 최고 기점 내리막 655P까지 추락/대형우량주 약세 중소형주 강세 “특징”96년 주식시장은 대형우량주나 증권, 은행등 중저가대형주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가들에게는 「악몽같은」 한해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대신 M&A(Mergers & Acquisitions.기업인수합병), 환경, 민영방송, 신물질개발등 의 테마를 배경으로 중소형 개별종목들이 틈틈이 장을 주도하며 침울한 주식시장에 변화와 활기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이들 개별종목들도 증권당국의 불공정조사 한파에 시달리며 급등락을 거듭하는 양상이 전개됐다. 기관투자가들의 일관된 주식매도와 정부의 한국통신주식 매각등 공기업주식처분등으로 일년내내 수급불균형우려가 시장을 압박했으며 잇달은 정부의 부양책관련 립서비스와 그후에 따라오는 실망매물로 투자심리가 악화일로를 달려왔다. 주식시장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인 경기마저 회복전망이 불투명해 기관과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의욕을 꺾었으며 기다리다 지친 일반투자가들이 하나, 둘 씩 주식시장에서 발을 돌리는 한해였다. 투자가들의 회한으로 얼룩진 96년증시를 되돌아본다.<편집자주>
96년 주식시장은 암담한 분위기에서 출발했다.
종합주가지수는 95년 10월14일 1천16.77을 기록했지만 그후 노태우씨 비자금파문과 잇달은 각종 계좌추적, 두 전직대통령의 구속등으로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수선해 지면서 이미 내리막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연초 종합지수 8백85.85포인트로 출발한 주식시장은 1월 중순 터진 우성건설의 부도로 경제부문에서도 어두운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는 조짐을 보였다.
상장사의 자기주식 취득한도확대, 외국인 투자한도 3차확대 등 잇달은 정부의 증시대책이 호재로 작용하며 5월8일 종합지수가 9백91포인트까지 상승하자 투자가들은 지수 1천포인트 시대에 재진입하는게 아닌가 하는 장밋빛기대를 가져보기도 했다.
그러나 무역수지적자폭 확대 등으로 경기연착륙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5월 중순부터 주가는 급락세로 반전되며 지수 8백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5월3일 주가지수선물시장이 개설돼 선진증시로 가는 도약을 발판이 마련되기도 했으나 상반기 지수는 8백17.43으로 간신히 8백선을 유지한채 마감됐다. 하반기들어서도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고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주가하락폭은 더욱 확대돼 6월 하순에는 지수가 7백50포인트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7월들어서는 증권제도개선안이 발표되고 10월에는 외국인투자한도 4차확대실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확정 등 굵직한 호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지수가 소폭 반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상승세도 잠깐, 이후 주가는 낙폭이 커지며 곤두박질쳐 이후 바닥을 알수 없는 심연으로 주식시장은 곤두박질했다.
12월18일에는 장중 한때 문민정부 출범당시(93.2)의 주가수준인 6백55포인트 마저 밑돌아 증시공황우려가 증폭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12월초 한화종금의 지분확보경쟁을 계기로 M&A(기업인수합병)열풍이 짧게 증시를 강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약세장 속에서 한국이동통신 성미전자 등 정보통신관련주와 보험주가 상반기중에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하반기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하반기들어서 선도전기를 비롯한 환경관련주와 OB맥주 등 M&A관련주들이 돌풍을 일으키며 관심을 끌었다.
특히 환경주와 M&A주는 96년 증시의 최대테마주를 형성하며 관련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환경주는 심각해져가는 대기오염과 쓰레기를 처리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업체들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장세를 주도했다.
M&A관련주 또한 증권거래법 200조의 상장법인 대량주식소유제한제도 폐지를 앞두고 증시이슈로 등장하면서 연말 장세를 이끌었다.
선도전기 서울식품 세신 수산중공업 창원기화기 등 환경주로 거론된 종목과 OB맥주 한화종금 라미화장품 대한펄프 등 M&A관련주들은 주가가 연초대비 평균 1백% 상승하는 기염을 토해 투자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이밖에 자산주 민방주 정보통신관련주 등도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일부종목을 제외하고는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다.
96년 증시의 최대 특징중 하나는 대형주들의 몰락과 중소형주 강세구조정착을 꼽을 수 있다.
대형주의 주가급락은 예상을 뛰어넘어 일반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자들 마저도 한숨을 짓게 만들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우량주로 각광을 받으면서 2월초 15만원대에 육박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반도체값 하락의 여파로 급락, 12월에는 5만원대 밑으로 하락하며 「귀족주」에서 「평민주」로 전락한 것을 비롯해 이동통신 포항제철 등 우량주들의 주가가 대부분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은행주의 경우 잇달은 부도로 인한 부실채권증가, 유가증권투자에 따른 손실확대등에다 예기치 못했던 외국인들의 집중매도가 겹치면서 액면가 이하로 주가가 밀리는 종목이 속출, 투자자들을 절망속으로 몰아넣었다.
반면 중소형주는 작전조사설에 시달리면서도 96년 한해동안 틈틈이 장세를 주도하며 지루하고 단조로운 주식시장에 변화와 활기를 가져다 주었다. 96년 주가상승률 상위 30개 종목의 대부분을 이들 중소형주들이 차지했다.
하지만 12월하순들어 내년 1월중 집중된 중소형 개별종목들의 신용만기물량에 대한 우려로 대부분의 소형주들이 약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여러가지 특징에도 불구하고 96년 증시는 전반적으로 폭락장세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96년의 주가폭락은 경제침체지속과 증시수급불균형이 근본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쉴새없이 불거져나온 정부의 사정한파도 한몫했다.
97년 증시가 대선바람과 함께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가들에게 96년은 하루빨리 잊어버리고 싶은 한해가 될 것이다.<임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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