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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의존 탈피 자생력 키워야"

"단순 공급업체 벗어나 대등한 파트너로…"<br>대기업 의존경영서 탈피<br>자생력·책임경영 강화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01년 대기업과의 공급관계가 끊기면서 한때 500억원에 달했던 매출이 반토막 나는 아픔을 겪었다. 황철주 사장은 900억원가량의 적자를 무릅쓰고 오히려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다. 주성엔지니어링은 10년 만에 매출의 60%를 해외에서 올리며 올해 5,80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는 장비업계의 대표주자로 우뚝 섰다. 거래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신기술 개발과 시장개척에 나섰던 기업가정신의 값진 결실인 셈이다. 최근 하도급거래 개선 등 대ㆍ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화두로 부각되는 가운데 중소기업이 단순 공급업체에서 벗어나 대등한 파트너로 홀로서기에 나서려면 새로운 기업가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중소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는 거래관행을 바로잡고 대기업들도 동참 의사를 보이면서 중소기업 역시 이에 맞춰 자생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앞장서 과도한 대기업 의존 경향이나 내수시장 위주의 과당경쟁, 모럴해저드 등을 과감히 타파하고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과 기술개발, 책임경영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벤처1세대 기업인들도 이 같은 사회적 요구에 맞춰 '창업기업가정신재단(가칭)'을 출범시켜 사회 전반에 창업의욕을 북돋우고 건전한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범국민 캠페인에 나설 계획이다.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공정한 거래관계 구축에 힘쓰고 있지만 납품단가 문제 해결을 생존전략으로 삼는 기업은 결국 생존하기 어렵다"며 "협력사들도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등 독립기업으로 발전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중소기업 정책자금은 2006년 2조3,000억원에서 올해 2조8,000억원 수준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지만 제조업 부가가치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52.8%에서 2008년 49.2%로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송치승 원광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본재 활용이 쉬운 대기업보다 노동집약적 성격이 강한 중소기업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제조업이라도 기술혁신을 통해 존속기업을 지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더욱이 글로벌 아웃소싱이 늘어나면서 산업구조가 더 이상 대기업 공급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중소기업의 과감한 변신을 요구한다. 전체 중소기업 가운데 다른 기업의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ㆍ납품하는 수급기업체의 비율은 2005년 59%에서 2008년 47.9%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신성장의 롤모델로 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해 휴맥스ㆍOCI머티리얼즈 등에 주목하고 있다. 휴맥스는 일찌감치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해외시장을 개척해 수출 비중이 97%에 이르는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OCI머티리얼즈도 대기업에 공급하지만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반기 약 3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황철주 벤처기업협회장은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인 스스로의 의식과 문화"라며 "제도적으로 부당한 단가인하 등 기본적 경영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기업인들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도전하고 시장창출에 나서야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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