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엔화 대출大亂 또 몰려온다

원·엔환율 이달 10% 급등<br>금리까지 2배 치솟아 비상<br>은행 엔화대출 사실상 중단


경기도 안산에서 중소 기계업체를 운영하던 이동건(가명)씨는 지난 2006년 초 2억엔의 엔화대출을 받았다. 집까지 담보로 내놓았다. 그래도 연 2%도 안 되는 싼 금리가 그를 유혹했다. 당시 환율은 100엔당 830원으로 원화로 따지면 16억6,000만원 수준이었다. 대출 이후 5년6개월이 지난 지금, 그가 갚아야 할 돈은 원금만도 30억5,90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 사이 새로 대출 받은 것도 없는데 갚아야 할 금액이 급증한 이유는 간단하다. 원ㆍ엔 환율이 치솟은 탓이다. 원ㆍ엔 환율은 100엔당 1,500원을 넘어서면서 대출 당시보다 84%나 올랐다. 설상가상으로 엔화대출금리까지 올 들어 급등세를 타면서 4%대로 뛰어 올랐다. 이자까지 포함하면 상환금액은 처음 대출금의 두 배에 이르는 32억원을 넘는다. 25일 금융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후 원화가치 하락과 엔고(高)의 여파 속에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에게 직격탄을 가했던 '엔화대출 대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ㆍ엔 환율은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00엔당 1,529원에 거래를 마쳤다. 리먼 사태 직후인 2008년 10월의 최고가(1,544원)에 바짝 다가섰다. 특히 원ㆍ달러보다 상승률이 가팔라 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 9.3% 상승하는 동안 원ㆍ엔 환율은 10.0%나 뛰어올랐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엔화 대출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외화대출은 원리금을 해당 외화로 매달 갚아야 하기 때문에 환율이 올라가면 그만큼 원리금이 늘어난다. 엔화대출 1억원을 받은 사람의 경우 원ㆍ엔 환율이 10% 오르면 원금 부담은 1,000만원이 늘어난다. 현재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기업ㆍ외환은행 등 국내 6대 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8,484억엔, 우리 돈으로 13조원 규모로 이달 들어 원ㆍ엔 환율이 10% 오른 점을 감안할 때 늘어난 상환부담액만도 1조3,0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원리금 부담 외에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대출자들에게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 시중은행의 한 여신담당 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리보와 외화채권 가산금리가 급등세를 타면서 엔화대출 금리가 올 들어 두 배 가까이 올랐다"고 밝혔다. 그나마 상당수 엔화대출자들은 중소기업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수출입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엔고의 파고를 고스란히 당해야 한다. 수출업자의 경우 원ㆍ엔 환율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지만 이들은 이마저도 불가능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시중은행들은 엔화를 포함해 외화대출 전체에 대한 총량규제를 실시하고 나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가 깊어지면서 수출입 관련 무역금융을 제외한 일반 외화대출은 사실상 중단하고 있다"며 "저리의 엔화 시설대출은 이미 전면중단 상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