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의사 배모(46)씨는 며칠 전 제사 때 온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3일 연휴를 맞는 올 크리스마스에 모처럼 가까운 외국으로 가족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배씨는 바로 다음날 여행상품과 항공노선을 알아보기 위해 여행사에 문의했지만 이미 예약이 끝났다는 말만 들었다. 대학생 최모(23)씨는 "낮아진 환율 덕에 그동안 미뤄둔 가족여행을 내년 신정연휴에 가려고 한다"며 "빨리 예약하지 않으면 비행기편을 구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여행사의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 확산이 다소 주춤해지면서 이달 말부터 겨울방학과 함께 시작되는 모처럼의 황금연휴에 해외에 나가려는 여행객이 몰려 연말ㆍ연초 연휴 기간 국제선 비행기표를 얻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는 국경일과 공휴일이 많이 겹친 탓에 이번 크리스마스부터 시작되는 3일간의 연휴는 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지난 5월 근로자의 날 이후 6개월 만이어서 해외여행 수요가 이 기간에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대부분의 학교가 방학에 들어가고 각 기업이 남은 연차를 사용할 것을 독려하면서 어학연수를 가려는 학생들과 연말 긴 휴가를 즐기려는 직장인들이 가세해 비행기편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의 크리스마스 연휴와 새해 1월1일부터 3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 국제 비행기편은 이미 거의 동이 났다. 24일과 25일 대한항공의 동남아 노선과 호주 등 대양주 노선 예약률은 거의 매진됐다. 일본 노선도 90% 이상, 중국과 미주와 유럽 노선도 80% 이상의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또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과 내년 1월1일 역시 동남아와 대양주, 일본 노선은 예약이 사실상 끝났고 미주ㆍ유럽ㆍ중국도 80~90%대의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임시편을 대거 투입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나리타와 방콕행 임시편을 각각 8회와 6회 운항하는 등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25회의 임시편을 마련했다. 대한항공도 30여 임시편을 운항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일정과 노선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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