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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판매 1년새 38% 급증 '귀하신 몸'

서울탁조 도봉연합 제조장 가보니…<br>텁텁한 맛·숙취 줄이고 유통기한은 10일로 늘려<br>2000년 판매구역 철폐후 年10%대 꾸준한 성장

SetSectionName(); 막걸리 판매 1년새 38% 급증 '귀하신 몸' 서울탁주 도봉연합 제조장 가보니…텁텁한 맛·숙취 줄이고 유통기한은 10일로 늘려2000년 판매구역 철폐후 年10%대 꾸준한 성장 이재용 기자 jylee@sed.co.kr 지난 2일 도봉구 창동 서울탁주 도봉연합제조장의 발효실에 들어서자 시큼한 막걸리 냄새가 코를 찌른다. 줄지어 늘어선 수십여 개의 발효통에는 밑술과 입국(찐 쌀에 곰팡이균을 번식시킨 것), 물이 담겨있다. 여기에 누룩과 쌀 등을 넣어 15일간 4차례에 걸쳐 발효시켜야 비로소 막걸리가 완성된다. 아직 늦더위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발효실 안은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막걸리가 가장 맛있게 익을 수 있는 온도인 23도를 항상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완성된 막걸리는 2층으로 옮겨져 차례로 병에 담긴다. 10여년 전부터 생산 라인을 자동화해 직원들의 모습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포장된 막걸리를 창고로 나르는 지게차만 분주히 움직일 뿐이다. 도봉제조장의 전체 직원 수는 20명 남짓이지만 이 곳에서 하루에 출고되는 막걸리는 5만병에 달한다. 박상태 서울탁주 영업부 부장은 "막걸리의 인기가 높아졌지만 생산량은 한정돼 있어 대리점과 유통업체마다 막걸리를 더 달라고 아우성"이라며 "일본 수출 물량을 줄여 내수를 채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때 촌스러운 술로 천대 받던 막걸리가 '귀하신 몸'이 됐다.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서울탁주의 막걸리 판매량은 총 4,600만리터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나 급증했다. 이 회사의 판매량은 지난 2000년 막걸리의 판매구역 제한 규정이 철폐된 이후 매년 10% 이상 늘었지만 올해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서울탁주는 늘어나는 막걸리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쯤 충북 음성에 2만6,446m²(8,000평) 규모의 제조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국내 막걸리 제조업체는 1,000여 곳에 달하지만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곳은 서울탁주와 이동주조, 국순당 등 소수에 불과하다. 막걸리 부활의 비결은 끊임 없는 기술 개발로 예전 막걸리의 단점이었던 텁텁한 맛과 마시고 난 후의 트림, 숙취 문제를 해소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막걸리를 빨리 제조하기 위해 4~5일의 짧은 숙성기간을 거친 후 유통시켜 맛이 텁텁하고 발효과정에서 생성된 탄산가스로 인해 트림이 나며 숙취가 오래 갔다. 하지만 요즘에는 발효법의 발달로 막걸리를 저온에서 15일 가량 장기 숙성시키기 때문에 맛과 향이 좋으며 가스 발생이 적어 트림과 숙취도 덜하다. 막걸리의 유통기한이 늘어난 점도 막걸리의 대중화와 수출에 크게 기여했다. 예전의 플라스틱 마개를 알루미늄 캡으로 대체하고 콜드체인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 생막걸리의 유통기한은 5일(10도 이하)에서 10일로 늘어났다. 살균 과정을 거친 쌀막걸리와 캔막걸리의 유통기한은 상온에서 각각 8개월, 1년에 달한다. 우리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는 6도 정도로 10도 가량인 일본 막걸리에 비해 낮아 저도주를 선호하는 일본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일본 막걸리 시장은 지난해 기준 연간 500억원 규모로 매년 30% 이상 급신장하고 있다. 성기욱 서울탁주 전무는 "최근 일본 양조업체들도 한국 막걸리와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연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에서 '김치'가 '기무치'가 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품질 개선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막걸리 열풍이 뜨겁지만 정부의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막걸리는 전통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전통주로 인정받으려면 국산 농산물을 사용해야 하지만 서울탁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막걸리 업체들은 원가 문제 때문에 미국ㆍ중국산 등 수입쌀을 사용하고 있다. 정부가 가공용 국산쌀 공급가격을 30% 인하하기로 했지만 그래도 2008년산을 기준으로 수입쌀에 비해 평균 2배 가량 비싼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서울탁주는 최근 농림수산식품부 주최로 열린 전통주 품평회에 참여조차 하지 못했다. 성 전무는 "쿼터를 통해 국내에 들여온 수입쌀을 막걸리업체들이 소비하지 않으면 우리 농촌에 더 큰 피해를 줄 수도 있다"며 "이런 사정을 감안해 수입쌀을 쓴 막걸리도 전통주로 인정해줘야 막걸리의 인기를 이어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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